"그동안 못잤던 잠 자고 싶어요"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13일 오후 대구 북구 침산동 경상여자고등학교 앞이 수험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비고 있다.
"막상 수능이 끝나고 나니 시원섭섭해요."
201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8일 오후 대구지역의 각 시험장은 수험생을 마중 나온 가족과 친구들로 북적였다.
대구시교육청 제24지구 제1시험장인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사대부고) 정문에는 시험 종료 1시간 전부터 학부모들의 차량이 한 두 대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수능 한파 탓인지 학부모들은 차 안에서 몸을 녹이며 수험생 자녀들을 기다렸다. 4교시(사회·과학·직업탐구)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한 두 명씩 차에서 내려 정문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4교시 종료 시간인 오후 3시50분이 되자 교문 앞에는 학부모와 가족, 친구 등 100여명이 몰려 교문 앞을 빼곡히 메웠다. 이들은 초조한 눈빛으로 교문 안쪽을 바라보며 수험생들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하교해도 됩니다" 오후 4시10분께 퇴실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곧바로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학부모들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달려가 자녀들을 반갑게 맞았다. 수험생들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히는 학부모들도 있었고 자녀들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꼭 안아주는 모습도 보였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철우(46)씨는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딸의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다"며 "만나자마자 '고생했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해줬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대구시교육청 제24지구 제44시험장인 대구 북구 경상여고에서 만난 권옥란(45·여)씨도 "최선을 다한 딸이 대견스럽다"며 "많이 지쳤을 텐데 보양식이라도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마중 나온 가족과 친구들을 반겼다. 올해 수능의 경우 문제가 다소 쉬워서인지 수험생들은 대체로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사대부고에서 시험을 친 수험생 김연수(19·대구 북구 경상여고)양은 "1교시 때는 조금 긴장이 됐었는데 그 뒤로는 편하게 시험을 쳤다"며 "막상 끝나고 나니 시원섭섭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황지원(19·정화여고)양은 "1교시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시험이 쉬웠던 것 같다"며 "집에 가면 그동안 못 잤던 잠을 푹 자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김영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