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41)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명가 부활'을 외쳤다.
윤 감독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J리그 구단에서도 감독직 제의가 있었지만 항상 K리그 팀을 지도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며 "K리그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 울산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 9년 동안 일본에서 생활을 하다가 최근 K리그 명문인 울산으로부터 감독 제의가 들어왔다.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를 받아들였다"며 "이제 시작인 만큼 앞으로 힘든 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선수들과 함께 새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울산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나 역시 우승을 하기 위해 울산에 왔다"며 "어느 한 팀을 라이벌로 지목하기보다는 K리그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싶다. 젊은 지도자인 만큼 겁 없이 도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힘 있는 축구의 대명사다. 한 때 '철퇴 축구'로 불렸다. 새 시즌에 윤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울산 축구의 핵심은 조직력이다.
윤 감독은 "현대 축구는 힘과 기술이 모두 중요하다. 결국 조직력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며 "수비만 한다고 해서 실점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공격만 한다고 해서 득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조직력 위주의 축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수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해가며 팀을 운영해 나가고 싶다. 다만 운동장에서 만큼은 사적인 감정을 떠나 오직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나를 포함한 모두가 프로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광국 울산 단장은 "윤 감독은 2부 리그에 있던 사간도스를 1부 리그로 이끄는 등 이미 뛰어난 용병술과 지도력을 발휘했다"며 "구단 이미지 쇄신과 팀 성적 개선에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새 시즌 울산은 윤 감독과 함께 K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윤 감독은 한국과 일본에서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낸 스타 출신 지도자다.
1995년 부천SK(현 제주 유나이티드)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이후 세레소 오사카, 사간도스(이상 J리그), 성남일화, 전북현대(이상 K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당시 재치있는 플레이로 이름을 떨치며 축구팬들에게 '꾀돌이', '최고의 테크니션' 등으로 불렸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2000년 레바논아시안컵, 2002년 한일 월드컵 등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지도자 코스를 밟기 시작한 윤 감독은 사간도스에서 유소년 팀 감독, 2군 수석코치, 1군 수석코치를 지냈고 2010년 감독 대행을 맡았다.
2011년 정식 감독이 돼 J2리그(2부 리그) 하위팀이었던 도스를 창단 이래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시켰으며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근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