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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다산 정약용에게 삶 배운다’..
사회

‘다산 정약용에게 삶 배운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4/12/10 17:01 수정 2014.12.10 17:01
황인경 작가,인생 교과서 '소설 목민심서' 펴내

다산 정약용의 장엄한 일대기를 그린 황인경 작가의 '소설 목민심서' 완결판이 상·중·하 총 3권으로 발간됐다.


다산 정약용의 장엄한 일대기를 그린 황인경 작가의 '소설 목민심서' 완결판이 상·중·하 총 3권으로 발간됐다. 1992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650만부 판매 신화를 기록하며 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준 '소설 목민심서'는 누구나 한번은 읽어야 하는 국민소설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족의 선각자 다산은 일찍이 "온 세상이 썩은 지 오래다(天下腐已久, 천하부이구). 부패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졌다(腐爛, 부란)"고 개탄했다. 당시 다산은 세상을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를 내렸는데, 다산의 탄식은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다.
다산 탄생 250주년을 맞이한 우리사회는 지금, 다산을 배우려는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다산의 사상과 삶을 배우는 것이 정부, 기업체, 학교, 사회단체를 비롯한 모든 사람의 시대적 과제가 됐다.
200여년 전, 다산이 주창했던 목민정신과 실학사상은 지금도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다. 다산은 무엇보다 나라와 백성을 사랑했으며, 이상적 공론에 갇힌 학문을 배격하고 나라의 부강과 백성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을 강구했다.
철학, 경학, 문학, 역학, 정치, 경제, 과학, 기술, 의학, 음악, 법학, 역사, 지리, 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18년간의 혹독한 유배 기간 중에도 좌절하지 않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530여 권의 저서를 후세에 남겨 그 삶이 더욱 경이롭다.
삶은 한 편의 대하드라마다. 우리 역사에서 다산의 삶보다 더 처절하고 비참하고 극적인 경우는 없었다. 단지 서학을 공부하고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됐다. 그의 형제, 조카, 조카사위, 자형, 이종사촌 등 9명이 참수를 당했고, 둘째 형 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를 가서 숨을 거뒀으며, 다산도 강진으로 유배를 가야 했다. 다산은 혈육들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자신도 모진 고통을 당했지만 학문으로 승화하며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황인경 작가는 1984년 '입춘 길목에서'로 등단해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 1989년 '집게벌레'로 방송작가협회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외 대표작품으로는 '떠오르는 섬' '돈황의 불빛'이 있다. 조선 숙종 시대를 배경으로 독도 문제를 풀어가는 '소설 독도'와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를 주제로 한 소설 '글뤽아우프'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소설 목민심서'는 황인경 작가가 10여년간 칩거하며 다산 선생의 고구(考究)에 몰두하면서 집필한 작품이다. 문학적 성취와 함께 철저한 자료 수집과 고증으로 조선 후기의 사회상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다.
황인경 작가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소설 목민심서'를 발간하고서 30여년이 흐르는 동안 다산의 사상이나 철학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늘 있었다. 이제 다산의 강진 18년의 유배시절과 동년배가 되고 보니 다산의 심정이나 학문적 심오함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당시 곪아 터져 있던 시대상을 애통해하던 다산과 교감하며 그의 학문적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재해석해 완결판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소설 목민심서'를 읽으면 20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민족의 스승인 다산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모진 고난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 책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다산이 들려주는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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