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미술관과 반환 합의...기증자 유족 동의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미국 시애틀미술관과의 반환합의에 따라 미국에 있는 '덕종어보'가 내년 3월에 우리나라로 돌아온다고 16일 밝혔다.
시애틀미술관에서 보관중인 덕종어보는 문화재 애호가인 故 토마스 스팀손(Mrs. Thomas D. Stimson)여사가 1962년 구매해 이듬해인 1963년 미술관에 기증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이에 앞서 덕종어보의 반환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시애틀미술관과 협의를 진행했고 시애틀미술관은 기증자 유족에게 동의를 구하는 한편 지난달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덕종어보와 '인수(印綬:어보에 달린 끈)'를 함께 기증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덕종어보는 1471년(성종 2년)에 성종이 덕종(德宗)을 '온문의경왕(溫文懿敬王)'으로 추존키 위해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한 것으로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돼 있었다. 덕종은 성종의 아버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7월 실태조사를 통해 덕종어보가 진품인 것을 확인했다.
덕종어보는 위엄있고 단정한 모습의 귀뉴(龜紐:거북의 형상을 새긴 도장의 손잡이)가 인판 위에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으며 거북의 눈과 코, 입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조선왕실의 위풍당당하고 굳건한 기상을 잘 표현하는 조선 전기의 어보라는 평가다.
덕종어보는 내년 3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양 기관 관계자, 기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환될 예정이며 문화재청은 덕종어보 환수가 완료되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시전을 열어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덕종어보의 환수는 외국 소장기관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우호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모범사례라고 문화재청은 자평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덕종어보의 우호적 반환은 미국, 일본 등 외국 기관에 소장된 유물의 환수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의 조속한 환수를 위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어 내년 초에 이들도 국내로 반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