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장기휴가를 떠났던 삼성 임직원들이 올해는 대부분 사무실을 지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 임직원들은 대체적으로 자유롭게 연말 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보통 매년 12월24일을 전후로 사실상 공식업무를 마무리, 연말 '휴가모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대부분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한데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등으로 그룹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예전처럼 홀연히 연말 휴가를 떠나기는 힘든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임직원들의 연차휴가 소진을 적극 권장했던 삼성은 올해는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창립기념일인 11월1일 근무하는 대신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24일에 쉬도록 해왔으나, 올해는 창립기념일에 아예 4일치 근무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4년간 창립기념일과 크리스마스 이브에 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다만 지방 생산라인은 상황이 다르다. 공장을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제외하고는 공식 휴무에 돌입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광주사업장과 구미사업장은 25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8일간 공식 휴무다. 수원 작업장도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휴가를 간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이날 수요 사장단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연말 휴가 일정은)서초 본사와 수원, 기흥 사업장 등 다들 각자 상황이 다르다보니 계열사별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일반 직원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연말 휴가를 갈 수 있으나, 고위 경영진들에게 휴가는 '꿈' 같은 얘기다. 당장 오는 29~30일에도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주재로 경기 용인 인력개발원에서 1박2일 경영전략 세미나가 예정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새로 선임된 각 계열사 CEO를 포함한 사장단과 미래전략실 팀장급 이상 임원 등 총 4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내년 삼성그룹의 경영화두를 결정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고민과 함께 각종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사업부별 대응전략 등 내년 사업 환경과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7~18일에는 각 부문별 최고경영자(CEO) 등 전세계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하는 '2014년 하반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가 진행된다. 경기도 수원과 기흥사업장에서 진행되며,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글로벌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 경영 전략 등을 모색한다.
한편 LG그룹은 삼성과는 달리 임직원들이 대체로 자유롭게 휴가를 쓰는 분위기다.
LG전자의 경우 공식 종무식은 없으나 24일부터 부서 자율적으로 1월1일까지 휴무에 들어가며, LG화학은 26일부터 1월1일까지 휴무에 들어간다.
다만 365일 24시간 라인을 가동하는 LG디스플레이와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LG유플러스는 별도의 종무식이나 휴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