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 김진호
김천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 소방위
2014년은 한해 크고, 작은 사건들로 국민들에게 큰 슬픔을 안겨 주었다.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 세월호 침몰 사건, 고양 터미널 화재사건, 장성 노인요양병원 화재 등 잇달아 터지는 사건들로 국민들은 잊고 싶은 한해였을 것이다.
그 중 가장 큰 사건은 세월호 사건이였을 것이다. TV로 구조활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도 애타는 마음을 추스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 사건의 당사자들은 오죽하였을까? 필자는 소방관이다. 화재?구조?구급을 원하는 사람들의 애타는 심정을 이해하기에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하려고 애쓴다. 싸이렌을 울리며, 필요시 신호를 위반하며 차량을 추월해가며 ‘골든타임’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골든타임’은 약 5분 정도이다. 화재로 보면, 최성기가 도달 전의 시간, 구급상황으로 보면 심정지가 온 환자에게 뇌와 심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시간이다.
애석하게도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물리적 거리가 멀면 당연히 도착시간도 늦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교통체증이 생겨 출동로가 마비되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도 늦어진다. 둘째는 화재 발생으로 인해 소방차량, 구급차량이 전부 출동한 경우 관내 인원이 없어 타 관할 차량이 출동해야 하는 경우, 도착시간은 늦어지게 된다. 화재의 경우 많게는 7대 이상의 차량이 출동하게 된다. 7대 이상이면 소도시의 경우 출동부서 인력의 2/3 이상이 출동한 것이다. 화재의 경우 한 곳에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다른 곳으로 출동할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게 된다.
만약 누군가가 장난전화로 불이 났다고 한다면, 소방차량이 엉뚱한 곳으로 출동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정말 필요로 한 곳에는 늦게 도착하게 되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화재가 발생한 곳에는 더 큰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게 된다. 그래서 장난전화가 위험한 것이다. 하지만 장난전화는 계속 되고 있다. 경상북도 119상황실에 의하면 2011년 253건, 2012년 522건, 2013년 366건으로 119 장난전화는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다행히 2014년 상반기는 50%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애타는 마음을 이해한다면 장난전화는 근절 되어야 한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지나간다. 2015년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절실히 도움을 원하는 곳에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