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우리나라는 무정세월(無政歲月), 유정윤회(有鄭輪回)라는 2개의 사자성어를 합해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세월호 사건을 시작으로 '무정세월'이라는 말은 세월호의 침몰 과정과 실종, 마지막 골든타임 마저 무대책이었던 상황을 비관한 말이다. 한 마디로 정치와는 관련 없다며 세월만 보냈다'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다.
원래 이 말은 우리의 민속고전 흥부전에 무정세월약류파(無情歲月若流波) " 어젯날은 쉽게 가는데 오늘은 왜 이리 더디 가는가?"라는 고사인데 아무튼 무정(無政)이든 무정(無情)이든 되돌아보면 정부가 무관심 했던 것도 사실이고 고통스러운 유가족들의 하루하루도 벌써 무정하게 해를 넘기도 있다는 점에 다를 바 없다.
분명한 것은 올해는 비밀로 덮인 검은 정치와 청와대 권력 투쟁 논란으로 인한 국민의 실망과 충격도 컸다는 점에서 무정(無政)이 아닌 비정(秘政)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
고사성어에도 없는 유정윤회(有鄭輪回)는 가다가 돌아온 정 씨를 비롯하여 정부 인사에 관한 의미라 해석된다. 그야말로 말(馬)의 해답게 말(言)이 많았던 한 해였음에는 누구도 반론할 수 없을 것이다.
서민의 이야기로 작년에 이어 줄어드는 투자심리에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계속되는 불황에 갈피를 못 잡는 국내정책 또한 야생마처럼 날뛰기만 했다는 은유적 표현에 공감한다.
2014년 10대 뉴스의 공통점은 아마도 실종된 상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행기 리턴사건, 그에 관련된 재벌 3세의 오만과 방종, 답도 모르는 교육부의 번복된 시험답안의 수능 사건, 국민은행의 정보 유출, 아직도 많은 서민이 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미스터리 유병언의 도피사건, 정부 최초의 정당 해산 주인공으로 기록된 통합진보당의 해산, 점점 참담하고 극심해 저가는 하류 급 군 폭력 사건, 대부분의 일반인은 알 수 없었던 청와대 정윤회 실제 국정개입사건 등 국가 모든 분야에 상상할 수도 이해 할 수도 없는 큰 사건들이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 많았다는 말에 반론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찾기 위해 비밀의 문을 열고 국민의 말에 귀을 기울인다면 좀 더 빠르고 쉽게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