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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窓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1/04 21:06 수정 2015.01.04 21:06
소니영화사 해킹 북한 소행인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암살 시도를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The Interview)'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5일 미국에서 개봉, 만원사례를 이어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정치적 논란으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탓인지 '더 인터뷰' 첫날 수입은 100만 달러(11억원)에 달한데다 온라인에서도 4일 간 15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흥행에 성공했다.
북한은 영화에 대해 "우리의 주권과 최고 지도자의 존엄에 대해 용서할 수 없는 조롱"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더 인터뷰'의 온라인 배포 및 극장 상영에 대해 물리적 대응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초점은 소니 영화사 해킹이 누구의 소행인지에 맞춰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소니영화사 해킹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는 측은 '더 인터뷰'가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고 존엄 김정은을 조롱했다는 점과 북한이 여러 차례에 걸쳐 '영화뷰'가 개봉되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위협했기 때문에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FBI가 소니 영화사 해킹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지만, 충분한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민간 보안 전문가는 사이버 공격의 배후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렸기 때문에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정부가 발표하기를 꺼린다며 미국 정부가 소니영화사 해킹에 북한이 개입했다고 신속히 결론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의 수사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초강대국 미국에 전면적으로 맞서기를 두려워하는 북한이 보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소니영화사 해킹을 실제로 감행했을지도 의문이다. 여러 번 위협을 가했지만, 북한은 영화가 개봉된 후 물리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단적인 예다.
소니 영화사를 해킹한 세력은 세계 곳곳의 컴퓨터에 접속해 공격했고 누가 이 컴퓨터들을 사용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북한의 소행으로 이번 사이버테러를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니 영화사 해킹을 자처한 '평화의 수호자들(GOP)'이 사용한 악성 코드가 북한의 것과 유사하다는 FBI의 발표 내용도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코드가 오래 전부터 해킹에 사용된 것이라며 특정 집단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해킹이 북한의 소행인지 의심할 또 다른 주장도 있다. 소니 영화사 해킹이 회사 내부 시스템을 잘 아는 내부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소니가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불만을 품은 내부 직원이 해킹을 감행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신빙성이 있는 주장이다.
물론 소니영화사 해킹에 실제로 북한이 개입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확실한 증거를 공개되지 않는다면 미 수사 당국의 발표 내용을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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