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여성 비례대표 박윤옥 의원의 아들이 차명으로 보좌관 행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에는 박 의원실 소속 4급 보좌관으로 문창준씨가 등록돼 있으나 그는 존재하지 않고, 대신 박 의원의 차남인 이모 씨가 문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모 씨는 박 의원실에 정식 보좌진이 아닌 입법보조원으로 국회에 등록돼 있는 상태다.
이모 씨는 뉴시스와 접촉과정에서도 자신을 '문창준 보좌관'으로 소개했으며 피감기관 직원들에게도 이같은 행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원은 7명의 정식 보좌진 외에 2명의 인턴과 2명의 입법보조원을 등록할 수 있다.
즉 이모 씨는 입법보조원으로 국회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4급 보좌관인 문 씨 행세를 해 온 것이다.
국회의원이 친인척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채용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직 의원 중에서도 보좌진으로 자신의 친인척을 채용하고 있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경우에는 과거 수년간 자신의 장녀를 보좌진으로 채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도덕적인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박윤옥 의원의 경우 제3의 인물을 등록해 놓고 수개월 동안 자신의 아들을 고용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 의원은 이모 씨가 '문창준' 이름을 사용한 것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지난해 국정감사 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며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이어 "문창준 보좌관이 지난해 12월 말로 그만두기로 했고 지금은 유예기간을 준 상태"라며 "1월달에 (이모 씨를 보좌관으로) 등록 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이모 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아들이 맞다"면서 "과거 보좌관을 한 경력도 있고 아들이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모 씨는 "12월 말부터 급하게 일을 하게 됐고, (기자가 취재를 요청했을 당시) 명함도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보좌관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며 "오늘 국회에 보좌관 등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는 문창준 보좌관으로 등록된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문창준 보좌관이 맞으시냐"는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는 답변 후 전화가 끊겼다.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박 의원은 새누리당 현영희 전 의원의 당선무효로 지난해 1월 의원직을 승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