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신 화가,9일부터‘꿈꾸는 여인’ …설치작품도 함께
이영신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145.5×112.1㎝, Acrylic on canvas, 2014).
화가 이영신의 그림에는 화관을 쓴 여인들이 상수(常數)로 등장한다. 머리는 온통 예쁜 꽃으로 곱게 단장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칫집처럼 떠들썩하다.
두 손을 가슴에 얹거나 귀를 틀어막고 열창하는 모습에서 흥겨운 한때를 보내는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얼굴에는 중년티가 묻어나지만, 해맑은 표정에는 낭만을 즐기던 꿈 많았던 소녀 시절이 엿보인다.
이영신은 2006년 전시에서 남녀가 입맞춤하는 등 행복한 여인의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2007년 ‘오페라 하우스를 가다’란 주제의 전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여인들이 독창하거나 합창을 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영신이 9일부터 서울 서초구 방배로42길 갤러리 토스트에 ‘꿈꾸는 여인- 꿈을 부르다’란 제목으로 작품을 소개한다. 50호 이상의 작품 4점을 포함해 15점이 전시된다. 전시장 벽 전체를 가득 메우는 설치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 내용도 노래하는 여인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인물 중심에서 탈피해 머리에 치장을 화려하게 하고 색동 무늬와 같은 추상적 패턴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노래하는 여인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미술평론가인 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교 교수는 “이영신의 그림에서 내적 충만은 리드미컬한 붓놀림과 화려한 컬러로 나타난다. 주인공의 상태를 나타내는 머리는 짧은 터치로 점철돼 있고 색깔도 온갖 화사한 색상이 다 동원된다”며 “이러한 표현은 주인공의 즐거운 마음 상태를 전달하려는 기호쯤으로 이해된다”고 짚었다. 이어 “그것은 튼튼한 삶의 구조에 합류됐을 때나 가능한 만족감”이라며 “작가는 무엇을 바라보는가가 무엇을 쟁취했는가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은연 중 강조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영신은 “인생이라는 함께 가는 길 위에서 내 인생의 힘듦과 지침을 고백할 때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려 줌과 같이 세상을 향해서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분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싶다”며 “내 그림을 보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 기간 토요일에는 작가와 함께 조약돌에 색을 칠해 작품 일부로 전시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전시는 22일까지다. 02-532-6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