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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2014년 서울시향 '비창' 공연‘만점’..
사회

2014년 서울시향 '비창' 공연‘만점’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1/06 16:02 수정 2015.01.06 16:02
'데일리 텔레그라프',유려한 흐름에 깊은 감동‘☆☆☆☆☆’

서울시향 베토벤 삼중협주곡.사진 제공=서울시향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은 서울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정명훈)의 대표 레퍼토리다.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 유럽순회공연에서 선보였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2014년 서울시향 '비창' 공연에 "유려한 흐름에 깊은 감동을 전해줬다"며 별 다섯 개(만점)를 줬다.
하지만 서울시향이 신년음악회에서 '비창'을 연주한다고 했을 때 의아했다. 신선한 기운이 감돈다는 청양띠의 신년음악회에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같은 활기찬 곡이 제격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차이콥스키가 비애, 절망감 등을 절절하게 담은 '비창'은 '느린 악장'으로 마무리된다.
이런 정서가 5일 저녁 서울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신년음악회를 지배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등 충격적인 사건·사고를 많이 겪었다. 서울시향 역시 연말에 박현정 대표이사 막말 의혹 등으로 내홍을 앓았다.
결과적으로 이날 '비창'은 이런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탁월한 선곡이었다. 서울시향 특유의 깔끔하고 담백한 연주로 정제된 음악을 선보였다. 특히 4악장에서 여러 차례 폭풍 같은 선율이 흘러간 뒤 태풍의 눈 안에 있는 듯한 고요와 적막감이 찾아왔을 때 위로받는 느낌이 강했다. 서울시향의 연주는 군더더기 없이 말끔했다. 남아 있는 숨을 어쩔 수 없이 토해내는 듯한 피날레는 그간의 노고를 위안하는 속삭임으로 들렸다.
'비창'은 2부 레퍼토리였다. 앞서 1부에서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포디엄에 올라 지휘봉을 잡는 대신 피아노 앞에 앉았다. 피아노는 그의 음악 경력에서 출발점에 해당한다. 서울시향의 악장 스베틀린 루세브, 첼리스트 송영훈과 함께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을 선보였다. 관조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정 예술감독의 피아노 연주와 잘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이날 공연은 올해 재단법인 출범 10주년을 맞은 서울시향의 첫 번째 무대였다. 정 예술감독과 서울시향 단원들은 앙코르 없이 "해피 뉴이어"를 외치고 공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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