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계 큰별,췌장암으로 별세... 제자들과 굿바이
지난 7일 오전 서울시뮤지컬 단장을 지낸 고 김효경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의 노제가 서울 대학로에서 엄수되고 있다.
"선생님, 김효경 선생님 사랑합니다."
10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150여명이 흐느끼면서 한목소리로 외쳤다. 지난 7일 췌장암으로 별세한 김효경(70) 전 서울뮤지컬단 단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기 위한 노제 현장이다.
한국연극협회와 한국뮤지컬협회는 김 전 단장의 장례를 '대한민국 연극인장'으로 치르려고 했으나 유족 측의 요청으로 간소한 노제로 대신했다.
김 전 단장은 무대계의 큰 별로 통한다. 특히 서울예대 연극과에서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극·뮤지컬계뿐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서 활약하는 스타 배우들을 키웠다. 안재욱, 류승룡, 황정민, 김수로 등이 그의 제자다.
2013년 1월부터는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 학부장으로 재직해왔다. 최근까지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 동문극단인 '싹씨어터'와 함께 연극 '메디아'(3월 개막 예정)를 준비해오는 등 평생 강단에 섰다. 장례가 진행된 내내 빈소는 수많은 제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역시 수많은 제자가 운집한 이날 노제에서는 고인의 경력이 소개됐다. 이후 참석자들이 고인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전했다. 곳곳에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울려 퍼졌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뮤지컬배우 김민수는 "우리가 김효경 선생님을 인지 못 하는 이유는 우리의 시각에서 느끼고 우리와 함께했기 때문"이고 울먹였다.
대학로로 오기 전 고인의 영전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 들렀다. 2001년 경기 안산으로 이전하기까지 서울예술대학이 있던 자리다.
손진책 국립극단 전 예술감독, 구자흥 명동예술극장 극장장,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인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배우 최종원과 기주봉 등이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강원 홍천 선산에 영면하게 된다.
동국대 연영과를 졸업한 고인은 1975년 '햄릿' 연출로 무대 인생을 시작했다. 1985년 뮤지컬 '애니', 1988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1992년 무용극 '강강술래', 1994년 창극 '심청전' 등 40여 년간 뮤지컬·연극·창극·오페라·무용극 등 여러 장르에서 100편 이상을 연출했다. 2010년 근정포장, 2011년 한국문화산업대상 국가브랜드위원장상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