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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존 말코비치“음악은 삶의 원동력”..
사회

존 말코비치“음악은 삶의 원동력”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1/13 16:25 수정 2015.01.13 16:25
슈니트케의 피아노 협주곡 재구성‘신버전’ 세계 초연
헐리우드 배우 존 말코비치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바로크합주단 창단 50주년 특별 정기연주회 프레스 오픈 리허설에서 내레이션을 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존 말코비치는 성격파 배우로 통한다. '위험한 관계'(1988)를 비롯해 '사선에서'(1993), '여인의 초상'(1996), '콘에어'(1997), '아이언 마스크'(1998), '존 말코비치 되기'(1999)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국내에서 팬층을 구축했다.
말코비치가 클래식 공연을 위해 첫 내한 했다. 14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국의 실내악단인 '서울바로크합주단'(음악감독 김민)의 창단 50주년 특별 정기연주회 무대에 오른다.
말코비치를 '영화배우로만' 아는 한국 관객들은 의아할 법하다. 하지만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오페라에 출연했고 아리아도 불렀다.
말코비치는 공연에 앞서 12일 오후 예술의전당 음악당 내 리허설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7~8번 음악 관련 일을 했다"면서 "항상 음악하는 사람에게 영감을 받고 즐거워한다. 음악 관련 일을 함으로써 삶에 원동력을 얻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말코비치는 서울바로크합주단과 함께 슈니트케의 피아노 협주곡을 재구성한 신버전을 세계 초연한다. 그가 아이디어를 내 구성한 곡이다. 피아니스트 크세니아 코간이 슈니트케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고, 음악이 진행되는 동안 말코비치가 아르헨티나 태생의 물리학자 출신 소설가인 에르네스토 사바토의 '더 리포트 온 더 블라인드(The Report on the Blind)'를 내레이션한다.
2012년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떠올린 아이디어다. "코간이 연주하는 피아노와 같이할 수 있는 무대를 고민하다가 내레이션을 생각했어요. 코간이 슈니트게 피아노 협주곡을 소개해줬죠. 음악을 접하면서 여러 가지 방면에 마음이 열렸어요. 이번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죠."
말코비치는 이 작품에서 '페르난도' 역을 맡는다. "역할을 연기하는 것보다 소설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라고 눈을 빛냈다.
코간은 2012년 이번 공연과 비슷한 콘셉트의 무대에 오른 바 있다고 했다. "당시에는 원래 있던 음악으로 해서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곡이라 어려웠다"면서 "그럼에도 새로운 시도라 재미가 있다"고 웃었다.
말코비치는 꽃무늬 재킷 안에 녹색 카디건을 받쳐 입고, 단정하게 넥타이를 맨 뒤 밑단을 20㎝가량 잡은 청바지 차림이었다.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차림새다.
폭풍 같은 피아노 선율과 부드러운 서울바로크합주단의 현악기 선율이 지나간 데 이어 얹어지는 그의 음성은 음악의 중심축을 붙들었다.
최근 개봉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 속 열등감에 불타는 문어 악당 '옥토브레인'의 익살스러운 목소리도 그의 것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았다. 내레이션 도중 코간과 끊임없이 눈빛을 주고 받고, 지휘자 세르게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은 연기에 대해 보여준 열정과 다름 없었다. 손을 모으거나 허공을 내젓는 등 연습임에도 내레이션에 몰두했다.
"음악 일을 함으로써 좋은 영향을 받죠. 지금도 다른 영역(패션디자이너 등)에서 일하고 있어요.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할 때 음악이 도움을 많이 줍니다." 이날 소프라노 서예리는 모차르트와 마스네를 노래한다. 4만~15만원. 서울바로크합주단. 02-592-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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