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동현 언론인


                                   
공정한 사회의 실현은 법치사회의 구현으로 국민 모두의 꿈이자 희망이다. 얼마 전 이명박 정부는 공정한 사회를 이루는 지름길로 대폭 확충된 복지예산을 포함한 서민정책을 들고 나왔다. 공정 사회라는 구호는 정말 만병통치약 이였다. 하락하던 대통령의 인기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다음 대선에서는 그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예견은 적중했다. 공정성은 철학적. 사회적 이슈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부딪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실례를 들어 많이 배운 자 와 못 배운 자. 많이 가진 자 와 못 가진 자에 대한 대우와 예우가 똑 같을 수 없듯이 무엇이 진정 공정한가는 이처럼 쉽게 정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단기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복지서민정책은 정치적 효과를 얻을 수는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정책이었다. 우선 그런 식으로 공정사회를 구현하려는 작업에는 엄청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며 그 돈은 결국 세금이나 정부 빚으로 채워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사람에게 조금씩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구상은 좌파 교육감들이 들고 나온 무상급식과 다를 바 없는 대중 영합주의 정책일 뿐 이었다. 특히 보육가정의 70%를 지원하겠다는 발상은 억척이었다. 그보다는 진정 도움이 필요한 최저소득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생각든다. 그런 구상은 도덕적 해이와 예산 집행의 낭비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공정사회 구현에 오히려 해가 되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바로 법치의 확립이다. 법의 공정성을 구현하는 데는 가욋돈은 들지 않는다. 최근 국무위원 후보자나 유명 인사들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거짓말과 위법행위로 살아온데 기인한다.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위법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모든 시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는 자유민주주의 원칙의 실천이다. 그러나 권력 근처에 어른거리는 사람들은, 조지 오웰의 풍자처럼, 다른 사람들보다 더 평등한 것 같다. 때마다 특별사면의 혜택을 입는 정계. 재계 인사들이 대표적 예이다. 공정하지 못하던 사회에서 공정한 사회로의 이행은 결코 단순하거나 쉬운 과정은 아니다. 지난수십 년의 압축 성장기에 큰 죄의식 없이 많은 사람의 손이 더럽혀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노무현 전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현 정부가 ‘겨우 그 정도’를 놓고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다고 비난했었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수사를 해봐서 알 수 있었듯이 당시 청문회에서 호령하는 의원들 가운데 예수의 말대로 떳떳하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싶다. 당시 말끝마다 민주화를 외치면서 정부 일에 어깃장을 놓던 단체들의 간부급 가운데에도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당장,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손가락을 잘랐다는 어느 386세대 정치인도 있었다. 이렇듯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불공정성을 청산하려면 관용과 용서의 단계가 꼭 필요하다.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는 밝힐 것은 분명히 밝힌 다음, 용서 할 것은 용서해야 새 시대의 기준을 엄정하게 세울 수 있다.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유치한 쇼가 되어버린 청문회도 자라나는 젊은 세대에게 만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분명하게 제시해주는 순기능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돈을 풀어 국민의 선심을 사는 것에만 치중하지 말고 제대로 된 가치관과 법치의 확립을 통해 공정사회를 구현하는 데 박차를 가해줬으면 한다. 국민 또한 나만이 피해자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남을 이해하고 앞장서서 공공선(公共善)을 실천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할것이다. 그래야만이 공정사회가 도래하는 날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 3년차인 이번정권에서는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해 반드시 법치를 세워 공정사회의 기틀을 단단하게 잡아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