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문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김태길(1920~2009)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계간 수필’과 심경문화재단이 제정, 운영하는 김태길수필문학상이 첫 수상작을 냈다.
문학평론가 정명환(85)의 ‘인상과 편견’이다.
광복 후 경성대학교에 편입, 철학을 전공한 김태길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여자의과대학, 건국대학, 연세대학을 거쳐 1962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24년 동안 교수로 재직한 그는 1950년대 ‘사상계’ 등에 다수의 수필을 발표하고 ‘웃는 갈대’ 등 다수의 수필집을 출간하며 수필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관심은 1981년 수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수필문우회’, 1995년 계간지 ‘계간수필’ 탄생으로 이어졌다. 김태길은 창간 당시 “작은 잡지로서 수필의 깊고 넓은 영역을 용해하련다.
그래서 수필이 거리에서 읽히고 젊은 세대의 손에 들리게 하련다”는 의지를 밝혔다.
‘계간수필’ 발행인 고봉진(76) 수필문우회 회장은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김태길과 인연을 맺었다.
“선생님이 참 좋으셨다. 본인이 처음 낸 ‘웃는 갈대’에 ‘고봉진 군’이라고 써서 줬다. 그러고서도 내가 수필을 안 쓰니까 자꾸 쓰라고 말씀하셨다.”
김태길의 조언은 고봉진의 문집 ‘향수여행’(1992) ‘굴뚝’(2007) ‘묘적암’(2007) 발간, ‘현대한국수필문학상’(1992) 수상으로 결실을 거뒀다.
“우리가 일상에서 제일 많이 읽는 게 수필이다. 한국 사람이 밥을 좋아하는 것처럼 수필의 매력을 느끼고 수필을 쓰게 됐다.”
80여명이 함께하는 수필문우회를 이끌고 계간수필을 펴내는 분주한 날이다. 각 지면에 각종 산문과 칼럼을 기고하면서 ‘문장의 건재’도 꾸준히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