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철강재 비중 4년만에 40%대 돌파
지난해 수입 철강재가 국내 철강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이후 4년만에 40%대를 돌파했다.
철강업계는 중국에서 생산된 과잉 철강재 생산물이 한국 시장에 집중 유입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20일 발표한 '2014년 철강수입실적(잠정)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재 수입량은 2274만t으로 전년 대비 17.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입 철강재가 국내 철강시장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37.5%에서 41.0%로 3.5%p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재 수입량이 늘어난 배경은 중국산이다.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지난해 2008년 이후 사상 최고치로 폭증하며 국내 시장에 급속도로 유입됐다.
지난해 중국산 수입량은 1340만t으로 전년 993만t보다 34.9% 폭증했다. 2008년 1431만t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은 수입량으로, 전체 철강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9%에 달한다. 일본은 730만t으로 전년보다 5.3% 오히려 줄었다.
업계에서는 2008년 중국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급증했던 시기보다 지금이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2008년에는 중국산 수요가 늘면서 철강재 수입이 급증하는 등 국내 요인이 컸다면 지난해는 현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문제와 증치세 환급 등 중국 정부의 자국 철강산업 지원 등 중국 내 요인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제 저성장 진입으로 철강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과잉생산물량을 수출로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최대 수출대상국인 한국향 수출 집중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중국산 H형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으로 무역위원회에 제소했고 지난해 7월부터 조사가 시작되면서 중국산 수입량은 감소하는 듯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중국산 H형강은 작년 11월들어 다시 수입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며 연간 97만1000t을 기록했다. 오히려 전년보다 15.2%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업계에서 공동 대응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수입산 철강재가 41%를 넘어서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지속불가능한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며 "철강산업 보유 국가 중 40% 내외의 수입 비중이 지속된 국가는 역사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선재(48.5%), H형강(36.3%), 핫코일(36.0%) 등의 품목은 전체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이미 수입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그는 "주요 품목별 수입재 시장 점유율은 국내 철강시장의 기반을 흔들 정도로 확대된 상태"라며 "국내 철강시장 상황은 악화되고 있는 데 수입은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 위협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협회는 지난 4일 중국 정부가 지난 2010년 7월부터 자국업체들에게 보론을 첨가한 ▲후판·열연박판 ▲열연협폭코일 ▲선재 ▲봉강 등 4종의 합금강에 지원하던 환급혜택을 폐지하기로 결정, 중국산 제품의 가격 공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 환급 폐지로 전체 중국산 철강재 수입물량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보론 합금강의 국내 수입이 감소하고 중국산 철장재의 수입단가도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