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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朴대통령,"적폐 저항도 금단현상"..
정치

朴대통령,"적폐 저항도 금단현상"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1/20 18:28 수정 2015.01.20 18:28
연말정산 세금폭탄 "국민이 이해 잘 되는 게 중요"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3회 국무회의 참석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차를 마시며 환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적폐 청산과 연말정산 논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갖기 전 정홍원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10분간 서서 티타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장관들이 자유롭게 둘러서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2015년 새해를 맞아 국무위원들이 전체적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첫 계기에 신년 덕담을 주고받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정부 신년인사회와 신년 기자회견 등 국무위원들이 배석을 한 자리는 있었지만 박 대통령과 국무위원들만 따로 모인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 때도 장관들과 대면보고 등 소통문제가 지적되고 해서 장관들과 소통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자리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장관들의 금연 얘기가 대화 주제에 오르자 적폐 청산에 대한 저항을 금단현상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담배 하나를 끊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공무원연금 등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더욱 결연한 각오를 다져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박 대통령은 "적폐를 해소한다고 노력하는데 옷에 때가 묻어도 처음에 묻었을 때는 금세 지워질 수 있는데 이게 쩔어갖고 비누로 빨고 노력을 해도 옷이 헤질지언정 때는 잘 안 빠진다"며 "그래서 처음에 고치면 쉽게 끝낼 수 있는데, 너무 오랫동안 쌓이면 그것도 습관이 돼서 고치는 데 엄청난 힘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적폐를 해소한다는 것도 너무 오랫동안 덕지덕지 쌓이고, 뿌리가 깊이 내려가 버려서 힘들지만 안 할 수 없는 노력"이라며 "그런데 그 자체가 금단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것도 오래 하다보면 편하니까, 나쁜 것이라도 '으레 그렇게 하는 것 아니겠냐' 하고 빠져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다가는 사회가 썩는다. 그러면 개혁을 하려해도 저항도 나오게 되고 '여태까지 편했던 것을 왜 귀찮게 하느냐' 하면서 난리가 나는, 일종의 금단현상"이라며 "사회 전체가 금단현상을 겪고 있다. 옛날 산업화 시대에는 SOC 등을 많이 깔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소프트웨어적인 것을 많이 깔고 제도도 바꿔나가고 해서 쉽지 않은 것이다. 마음속에는 쭉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이번에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작심을 하고 (공직사회 적폐를) 뿌리뽑으려고 하고 있다"고 소개하자 박 대통령은 "사회적인 제도라든가 인식을 바꾸는 것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그 다음에 반성하고, 이번에 안됐다고 하면 다시 또 반복해서 하고, 이런 식으로 뇌에 확실하게 입력되도록 해야 행동할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말하고 행동하고 따로 놀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처장이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인사혁신처 청사의 복도를 오렌지색으로 칠했다는 얘기에는 "형식이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많은데 그런 것도 필요하다"면서 "자꾸 자극을 받고, 잊어버리지 않고 결심을 하고. 쉽지 않은 일들이라 힘이 드시겠지만, 사명이니까"라며 인사혁신처가 더욱 열심히 일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연말정산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오늘 잘 하셨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부총리는 "여러 혼란이 있었는데 설명을 잘 드렸고, 전체적으로 (세금부담이) 좀 늘어난 면도 있지만 고소득층한테 더 걷어서 저소득층한테 돌려주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이해가 잘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최 부총리는 "적극적으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티타임에서 정 장관은 최 부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금연 소식을 언급했다. 이에 정 총리는 "복지부 장관이 (금연에) 성공을 못 하면 큰 일"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웃게 만들었고 최 부총리는 "저는 이번 시도가 삼세판"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의 말에 박 대통령은 "새해 작심삼일이란 얘기가 있는데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길은 삼일마다 결심을 하면 된다고 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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