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최승희 最古 무용영상’발굴 의미와 미적 기원 세미나
최승희·이시이 요시코·이시이 에이코, '그로테스크'(1926)(사진=연낙재)
무용가 최승희(1911~1969)의 춤추는 모습이 담긴 최고(最古) 무용영상(데뷔 원년 1926년 촬영본)인 '그로테스크'의 발굴 의미와 미적 기원을 되짚는 학술담론의 장이 마련된다.
춤자료관 연낙재(관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국춤문화유산연구학회와 공동주최로 22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 춤자료관 연낙재 세미나실에서 '최승희 최고 무용영상 발굴의 의미와 그 미적 기원'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세 편의 논문발표와 더불어 최승희의 무용영상 '그로테스크'와 그녀의 스승 이시이 바쿠(石井漠)의 '마스크'를 감상한다.
현존하는 최승희 무용영상 중 최고 기록물로 간주되는 '그로테스크'는 1926년 10월3일 이시이바쿠무용단 일원으로 이 작품에 참여한 15세 최승희의 춤추는 모습이 담겼다.
도쿄 베비 시네마 구락부 아사이 클럽 주최로 미쓰코시백화점 옥상에서 열린 '파테 베비 촬영회'에 이시이바쿠무용단이 초청돼 공연했다.
시미즈 신이치(1889~1986)가 촬영한 이 영상은 현재 시즈오카현 시마다 시립도서관 '시미즈 문고'에 소장됐다. 시미즈 문고는 문화수집가였던 시미즈 신이치가 기증한 근대 자료 중심의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이 영상은 서양 근대 표현주의 무용의 일본 수용 초창기 미적 양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사적으로 의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승희가 출연한 '그로테스크'는 시미즈 문고 속 '쇼와(昭和) 초기의 영상'이란 제목의 영상물 안에 들어있다. '그로테스크'는 이시이 바쿠의 안무작이다. 영상물에는 최승희와 함께 이시이 에이코, 이시이 요시코 등이 3인무를 추고 있다. 이시이 에이코는 이시이 바쿠의 친여동생이다. 최승희와 함께 이시이바쿠무용단 주역무용수로 활동했다. 수차례에 서울 공연을 오기도 했다.
최승희는 1926년 6월22일 도쿄 방락좌에서 '그로테스크'로 데뷔무대를 치렀다. 이후 실력이 일취월장해 그해 이시이바쿠무용단 일원으로 일본 순회공연은 물론 상하이, 대만 등에서 공연했다.
앞서 그녀는 1926년 3월21일 일본 근대무용의 선구자 이시이 바쿠의 공연을 접하고 그에게 입문, 도쿄 유학길에 올랐다.
연낙재는 "무용 입문 7개월 만에 스승 이시이바쿠무용단의 주요 댄서로 활약하고 있는 모습에서 그의 타고난 재능과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되는 논문 세편은 이번 무용영상의 최초 발굴 의미와 함께 1920년대 서구 근대미학과 표현주의 무용사조의 일본 수용양상을 탐색한다. 남도현 문화평론가가 '서양 근대미학의 지적 전통과 일본수용 양상', 윤지현 연낙재 연구위원이 '서구 근대 표현주의 무용의 한일 전파의 문화상호성',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최승희 무용영상의 발굴 경위와 그 의미'를 주제로 발표한다. 02-741-2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