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서울 DDP 알림 1관서 전시
2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1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전시회에서 아티스트칸이 자동차로 만든 쇼파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에 사용된 택시는 30년간 운전을 하면서 75만키로미터를 주행하다가 은퇴한 택시운전사의 자동차이다.
추억이 담긴 고물 자동차가 예술작품으로 재창조됐다.
현대자동차는 28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에 일반인 14명의 사연이 담긴 오래된 차량을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10월17일부터 11월 14일까지 폐차할 예정이거나 중고차 판매로 차량을 떠나보내는 현대차 운전자들에게 차량과 관련된 사연을 받았다. 1만8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14명의 사연을 선정했다.
작가들은 이들이 탄 차량과 부품으로 작품 24점을 만들었다. 참여 작가는 김병호, 김종구, 김진우, 박선기, 박진우, 신유라, 양민하, 양수인, 우주+림희영, 이용백, 한진수, 칸, 이광호, 에브리웨어 등 14명이다.
이광호는 이민하기 위해 차를 판 노수린(45)씨의 애마 베라크루즈의 운전석을 뜯어내 여행 가방, 칸은 30년 택시운전기사를 은퇴하는 김영귀(66)씨의 택시 그랜저 XG의 뒷좌석을 이용해 소파작품을 제작했다. ‘이제는 뒷좌석에 편히 앉아 쉬시라’는 의미의 설치작품이다.
방현우·허윤실 부부 등 작가 6명이 그룹으로 활동하는 에브리웨어는 연극배우 이도엽(42)씨가 아내에게 프러포즈할 때 썼던 싼타페를 ‘메모리얼 드라이브’라는 미디어 작품으로 재창조했다. 핸들을 돌리면 전면에 설치된 후방카메라를 통해 이씨 가족의 추억이 담긴 사진이 천천히 줌인된다.
사진가 김찬홍(60)씨가 20년 동안 탔던 갤로퍼는 김병호의 손을 거쳐 ‘8 프레임즈(Eight Frames)’라는 설치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신유라는 하은하(27)씨가 탄 아반떼의 부품을 엮어 샹들리에로 만들어 설치했다. 박선기는 청각장애 어린이들이 사랑하던 스쿨버스를 작품으로 만들어달라는 교사 윤지훈(35)씨의 사연에 스쿨버스와 아이들 모습 실루엣이 합쳐진 부조 작품을 제작했다.
김종구는 평생 참외농사를 짓고 있는 아버지가 처음 샀던 포터를 기억할 수 있게 해달라는 아들 김중희(31)씨의 사연을 듣고 포터 일부를 갈아서 만든 쇳가루로 아들의 사연을 써내려갔다.
현대차는 이들의 자동차가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전시는 ‘브릴리언트 메모리즈(brilliant memories)’라는 제목으로 2월 17일까지 열린다.
자동차와 사람이 함께하는 순간을 사진가 김용호, 오중석, 아놀드박, 서대호가 예술사진으로 재현한 작품 47점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