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깜짝 발탁’… ‘한국 축구의 샛별’로
▲ ©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발굴한 '샛별' 이정협(24·상주)과 김진수(23·호펜하임)가 2015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값진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호주아시안컵에서 27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축구 최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굳혔다.
한국 축구를 이끌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도 소득이다. 그 중심에 이정협과 김진수가 있다.
무명 선수에 가까웠던 이정협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에게 깜짝 발탁됐다. 실력에 대한 의심도 많이 받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리며 단숨에 국가대표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김진수는 부상으로 인해 지난 2014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차분히 기본기를 쌓은 그는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고 왼쪽 풀백 주전 자리를 꿰찼다. 2개의 도움을 올리며 한국의 준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1일 오후 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정협은 "한국을 떠나기 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골을 넣고 이렇게 환영까지 받으니 신기하다"며 "한 대회를 통해 이런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슈틸리케 감독님이 나 때문에 큰 모험을 하셨다. 그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대형 스트라이커' 소리를 들을 순 없다고 본다. 지금 약간의 주목을 받는다고 해서 거만해지지 않고 소속팀 상주로 돌아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음번 대표팀에도 꼭 다시 뽑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호주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와의 맞대결이었다.
이정협은 "케이힐은 위치 선정과 헤딩 능력이 정말 뛰어나더라"며 "그의 경기를 직접 보면서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한 달 여의 대장정을 마친 김진수는 "제 인생 첫 메이저대회인 아시안컵에서 결승 무대를 밟았고 잊을 수 없는 실수도 저질렀다. 많은 것을 배운 대회였고 좋은 경험이 됐다"며 "다시 독일에 돌아가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리고 (손)흥민이만큼 잘해서 팀 내 입지를 굳히겠다. 곧 시작될 월드컵 예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김진수는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전반 15분 토미 유리치(24·웨스턴 시드니) 수비에 실패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후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에 대해 김진수는 "실점 상황에서 제가 가장 큰 실책을 저질렀다"며 "상황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경기가 끝난 뒤 결승전 동영상을 수십, 수 백번 돌려봤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하는 (차)두리형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결승전에서 승리해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제 실수 때문에 패배하고 말았다"며 "착한 두리형이 봐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미안한 감정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