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컨슈머’는 누가 만드나
소비자들이 화가 났다. 아니 뿔이 났다. 하루아침에 2500원 하던 담배를 4500원에 사 피우게 됐으니 말이다. 금연 결심, 건강보다는 더 이상 호구처럼 살지 않겠다는 분노의 표현이다.
그 누구도 국민 건강을 위해 세금을 올렸다는 정부의 외침을 진실로 믿지 않는다. 차라리 대놓고 ‘세금을 걷겠다’고 나섰다면 건강이라도 핑계 삼아 담배를 끊지, 누가 봐도 이건 아니다.
단순히 2000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으로 소비자들을 속이고,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또 다시 소비자들을 희롱하는 게 화가 난다.
무엇보다 가장 화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기업이 이기고 소비자들이 패배할 것임을 기업들 스스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승리했다. 지금도 속으로는 ‘어차피 6개월 지나면 다시 담배를 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저 기업들에게 소비자들은 ‘어수룩해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렇게 과자보다는 질소를 많이 넣었고, 열정페이를 이용해 고용을 미끼로 과도한 업무를 요구했고, 땅콩을 까서 주지 않았냐며 비행기를 돌렸고, 고무줄 담뱃값으로 소비자들을 희롱했나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또 ‘허니버터칩’에 열광하고, 쿠폰만 많이 주고 저렴하면 또 다시 소셜커머스를 이용하고, 편하게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 또 그 항공사를 이용하고, 몇 백 원만 내리면 앞 뒤 재지도 않고 너도나도 사서 피우기 때문이다.
‘앵그리 컨슈머’가 되지 않으려면 ‘스마트 컨슈머’가 돼야한다. 똑똑해지지 않으면 영원히 호구로 남게 된다. 똑똑하지 않으니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한다면서 ‘증세는 있고 복지는 없는 정책’이 이어지는 것이다.
연말정산 세금 폭탄을 맞게 된 것은 연말 정산 세금 폭탄을 노리고 정권을 잡은 그들을 우리 손으로 직접 찍어서다. 법인세는 낮추고, 부자 증세는 막으면서, 담뱃값은 올리고, 서민 세금은 늘리는 대통령과 정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선택한 것이다.
그럼 앵그리 컨슈머는 누가 만들까. 앵그리 시티즌이 투표를 통해 정부와 정권에 심판을 하는 것처럼, 앵그리 컨슈머들도 소비자들이 더 이상 당하고만 있는 호구가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
앵그리 컨슈머는 결국 스마트 컨슈머가 되지 못한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신을 앵그리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