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함께 뛰게 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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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절친'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과의 맞대결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성용은 2015 호주아시안컵을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하는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청용이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함께 뛰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축구계의 소문난 단짝이다. 프로 초년생 시절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은 이후 나란히 유럽 무대로 진출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와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각각 활약하던 기성용과 이청용은 이제 한 그라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볼턴(2부 리그) 소속이었던 이청용은 지난 3일 크리스털 팰리스(1부 리그)로 이적했다.
오는 5월24일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에서 스완지시티와 크리스털 팰리스가 맞붙으며 '쌍용 더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성용은 "어제 청용이와 연락을 했다. 계약이 갑자기 이뤄지는 바람에 이적에 대해 미리 말을 못했다고 한다. 통화를 하며 이번 이적과 관련된 자세한 얘기들을 들었다"며 "청용이는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이적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나 역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렸을 때부터 가장 친하게 지냈던 청용이와 세계 최고의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함께 뛸 수 있게 돼 행복하고 기대가 된다"며 "전성기인 20대 후반에 꼭 한 번 한 그라운드에 서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청용이가 1부 리그 팀으로 이적하며 그게 가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완지시티 중원의 사령관'으로 돌아가는 기성용은 "2014브라질월드컵, 호주아시안컵 그리고 소속팀 일정을 쉴 새 없이 소화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감독님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계속해서 경기에 나간다는 것은 선수에게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당장 이번 주말부터 소속팀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호주아시안컵에서 27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기성용이 주장을 맡아 대표팀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이 주장을 맡기며 선수들의 버팀목이 돼 달라고 했다"며 "전 주장이었던 (구)자철이의 역할을 내가 잘 소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의 부탁을 지키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철이와 청용이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나가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많이 힘이 들었다. 그때 선후배들이 오히려 도움을 줬다"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서운한 티를 내지 않고 대표팀 분위기를 살려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특히 (정)성룡이형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한 달 간의 뜨거운 열전을 마친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님이 한국에 오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선수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셨다"며 "선수와 코칭스태프들도 한국 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감독님을 도와드리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고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쓴소리도 남겼다.
기성용은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자신들이 가진 기량을 100% 발휘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된다. 국민들의 응원에 도취돼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면 브라질월드컵 때와 같은 경험을 다시 하게 될 수도 있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꾸준히 기량을 키우고 대표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표팀 경기는 소속팀 경기와 다르다. 우리가 노력해야 축구팬들이 기뻐하고 한국 축구도 성장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34)은 최근 자서전을 통해 '나는 강심장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박)지성이형은 강심장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지성이형만이 가지고 있는 강한 정신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주장이라는 자리는 맡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대회를 통해 크게 느꼈다. 선배들이 큰 대회를 치르며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소속팀으로 돌아간 기성용은 오는 7일 자정(한국시간) 안방인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선더랜드전 출격을 준비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