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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언론외압’사실로..
정치

이완구 ‘언론외압’사실로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2/08 18:17 수정 2015.02.08 18:17
與 "청문회서 밝혀야" 野 "거취 고민하라"

이완구 총리후보자가 5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의혹 보도를 막기 위해 언론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6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 때 이 후보자가 소상히 밝혀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부적격"이라며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 후보자는 여러 가지 자신의 생각이라든지 소신 등 이번에 있었던 일과 관련해 인사청문회 때 소상히 밝혀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 와중에 있는 상황에서 특히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식사 자리에서까지 녹취하는 취재 형태도 적절하진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자세한 경위와 구체적 내용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청문회에서 충분히 해명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도 "우선은 이 후보자가 실수했으니 감내해야 하는 일"이라면서도 "청문회 때 이 후보자가 충분히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사적인 자리로 알고 (언론인들과) 밥 먹으면서 편하게 이야기하는데 녹취해서 기사가 나오는 건 조금 그렇지 않느냐"고 불편함을 표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이 후보자가 언론인들을 상대로 협박에 가까운 넋두리를 늘어놓은 것을 본 국민들이 혀를 차고 있다"며 "아무리 급하다고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못한다면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부적격"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청문회 통과를 위한 심리적 기준선에 '미달'이며 국민 정서로 볼 때도 '낙제'에 가깝다"며 "이 후보자는 입에 발린 변명은 그만두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대변인은 "이런 비뚤어진 언론관을 갖고 어떻게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대통령에 대해선 '각하'라는 시대에 동떨어진 극존칭을 쓰더니 국무총리가 되기 위해 막말에 가까운 언행을 서슴지 않는 총리 후보자의 모습은 박근혜 정부의 면모 일신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큰 실망"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번 일은 심각한 수준을 넘은 문제다. 이 후보자는 사과했다지만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이 후보자는 두 말 할 것 없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만큼 총리 후보뿐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거취 문제도 함께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국정을 아울러야 할 총리 후보자가 기자들을 모아놓고 동네 조폭이나 할 짓을 했다"며 "기자들에게도 그러할진대 국민을 어떻게 대할지 눈에 선하다. 자기 뜻대로 안되면 협박하고 뒷공작하며 국정을 이끌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언론사 간부들에게 전화해 '자신의 의혹과 관련된 기사를 막아 달라'고 부탁했던 사실을 이야기했다.
이 후보자는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인마, 빨리. 시간 없어'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서 빼고 이러더라고. 내가 보니까 빼더라고"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 돼.' 해 안 해? '야 김 부장, 걔 안 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라며 언론사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지난 6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보다 진중한 몸가짐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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