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첫 회동…"2+2 회동 자주 갖기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신임 당대표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출 이후 여야 대표가 9일 첫 회동을 가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신임인사차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예방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만나 덕담을 주고 받으며 여야 간 협력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축하드린다"고 운을 뗀 뒤 "저하고는 같은 시대에 비슷한 지역에서 살면서 학교(경남중)도 똑같은 데에서 다니면서 동기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같은 시대에 고민할 것을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표는 이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을 언급, "참배 소감을 말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에 좀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김 대표가 역할을 많이 해주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박근혜 정부로서도 국민들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3년 연속 세수 결손, 복지 재원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부자감세 철회라든지 어떻게 우리가 해소하고 정의로운 조세체계를 마련할 것인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 김 대표님 아주 큰 정치를 기대하겠다"고 거듭 요구했다.
김 대표는 "신년 때 전직 대통령을 다 참배하겠다고 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참배하려고 했는데 전당대회가 딱 걸려서…"라며 "전대 전에 가면 균형이 안 맞을 것 같았는데 이제 빠른 시간 내에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양 대표간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뼈가 있는 말이 오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주 만나자. 정치는 협상과 타협이고, 여야가 상생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다. 협상과 타협 과정에서 여당이 더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면서도 "무리한 요구만 안 한다면…"이라고 선공을 날렸다.
이에 문 대표는 "이제는 조금은 각오를 하셔야 할 것 같다"고 응수했고, 김 대표는 "너무 세게 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날 20분 가량 진행된 비공개 회동에서 두 대표는 향후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자주 갖기로 합의했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2+2 회의를 좀 자주 하고 필요할 때 자주 만나고 잘 풀어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도 문 대표를 향해 "자주 만나서 대화하자. 그래야 일이 풀리더라.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그렇게 잘 했다"며 "우리도 여당으로서 지켜야 할 선은 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이야기해보자"고 말했고 이에 문 대표도 공감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이어 "우리 당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선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도 "그러나 쟁점 없고 다툼 없는 법안도 함께 발목잡힌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런 일은 없게 해야 한다. 그래야 당도 좋고 국민도 좋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며 "무조건 반대한다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증세와 복지 관련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먼저 복지 관련 이야기를 꺼내면서 "복지에서 중복되는 부분이나 부조리가 있는 부분들을 찾아내 줄여나가야 한다. 그런 부분을 찾아나가고 그래도 정 안 되면 증세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표도 "있는 복지를 줄이기는 힘들다"며 "불필요한 복지를 줄이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새정치연합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특히 공무원연금 개혁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표는 "참여정부 때 시도한 바 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밀어붙일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