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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窓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2/11 15:41 수정 2015.02.11 15:41
‘별 탈 없었던’ 가요시상식
  지난해 11월 멜론뮤직어워드로 시작된 각종 가요시상식이 해를 넘겨 지난달 28일 가온차트어워드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지상파 시상식을 더 하면 몇 건이 열렸는지 모를 정도다. 늘 그랬듯 별 탈 없었다. '엑소'가 받았고 '빅뱅'의 태양이 받았다. 아이유가 받았고, 12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god'도 수상했다.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도 한 시상식에서 다관왕을 기록한 가수나 그룹이 다른 시상식에서 후보로도 이름을 못 올리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지만, 수년을 지적해도 변하지 않는다. 받을 사람이 받았다고 생각하면 서로가 편하다.
  저마다 강조하는 '공정성'은 '저마다의 공정성'으로 읽으면 이해가 쉽다. 어렵게 시상식까지 와준 모든 이에게 거마비 주듯 상을 건네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저 응원하는 가수나 그룹의 '시상식 참석' 소식이 들려오면 미리 기뻐하면 된다. 그들은 '스타일 인 뮤직'과 같은 정 체 모를 상이라도 손에 쥔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다만 재미가 없다. 가수나 그룹들이 몰아치는 시상식 러시 속에서 시간을 쪼개 마련한 무대는 각 팬에게 기쁨을 주는 기능을 하지만, '시상식'에서 맛볼 수 있는 긴장감은 없다. 긴장감으로 따지면 수년째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가 경쟁하는 연예대상이 낫다.
  그런 의미에서 '김사월X김해원'이라는 낯선 이름이 최다 후보에 오른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은 눈길을 끈다.
  이 시상식에서 서태지와 이승환은 '올해의 음악인'에서 단편선과 선원들·이원술·최고은과 경쟁한다. '인피니트'는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에 '사람12사람' '루디스텔로' '이디오테잎' 'WYM' 'HEO'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낯익은 뮤지션들이 낯선 뮤지션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한국대중음악상이 판매량이 아닌 음악적 성취를 기준으로 시상하는 덕이다. 그 '음악적 성취'라는 개념 때문에 심사과정은 치열하다. '포크' 부문 신설을 두고 다년간 논의를 거듭하는 식이다.
  여타 시상식이 긴장감을 잃은 이유는 이 치열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기 있는 음악에만 상을 주고 있다. 음반 판매량 등의 지표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과거와는 시대가 달라졌지만, 외면하고 있다. 그 모습이 서로 닮아 재미도 없고 권위도 없다.
  권위보다는 섭외능력을 뽐내는 시상식은 시상식이 아니라 쇼다. '어워드'를 빌미로 가수나 그룹을 꾀고 팬심을 이용해 수익을 내려고만 하는 시상식이 이어진다면 가요계의 발전도 요원하다. 이제는 정말 별 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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