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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보문단지‘복합문화시설 허가’시끌..
사회

보문단지‘복합문화시설 허가’시끌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2/11 20:25 수정 2015.02.11 20:25
경주 중심상가 상인들 “큰일났다” 한숨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안에 짓기로 계획된 복합문화시설 건설사업이 경주시로부터 최종 건축허가를 받자 중심상가 상인들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은 없지만 위축된 중심상권이 더욱 깊은 상처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1일 경주시 중심상가상인회 이정환 회장은 “보문지역에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서는데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할 명분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컨벤션센터와 복합문화공간이 시너지 효과를 거둬 새로운 상권을 형성할 경우 중심상권이 다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상인 A씨는 “그동안 위축된 중심상권이 소생을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상황에 보문단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다면 중심상권은 영원히 일어설 수 없는 지경에 빠진다”며 “온갖 규제로 발전이 더뎠던 구시가지의 상인들은 새로운 암초를 만난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주장은 새로 들어설 복합문화센터가 화백컨벤션과 함께 보문단지 시설의 다양성을 확보하게 되면 경주의 상권이 보문단지로 이동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중심상권의 부활이 경주발전의 핵심적인 선결과제라는 점은 시민들은 물론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동북아연구소 한병훈 소장은 “경주는 역사문화 관광도시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구시가지와 중심상권의 부활이 경주 발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라는 논리를 내놨다. 한 소장은 “최근의 관광 트렌드는 유적 중심의 관광이 아니라 그 도시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도시가 형성한 살아있는 문화를 즐기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경주의 중심상권은 세계 어느 도시에도 찾을 수 없는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장점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곳이며 이 지역을 제대로 개발한다면 경주의 관광산업은 폭발적인 동력을 확보할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경주시로부터 최종 건축허가를 얻은 보문복합문화시설은 영화관과 의료시설이 핵심시설이다. 여기에 공연장, 은행은 물론 게임랜드, 커피숍, 레스토랑이 입점할 계획이며 심지어 안경원까지 계획돼 있다. 중심상가 시민들은 이 시설이 활성화 되면 준비된 업종을 용도변경해 다양한 상점들이 입점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경주시는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계자는 “개인 사업자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 허가를 신청해 제재할 방법은 없다”며 “업종 제한에 대한 법적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보문 복합문화시설과는 별개의 문제로 중심상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들어설 시설은 도시계획상 종합휴양 문화시설 지역에 속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심상가 상인들의 우려를 불식시켜 줄 법적 장치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시민 최봉석(성건동·47)씨는 “저녁 9시만 되면 중심상가의 상점에 불이 꺼져 경주는 암흑도시로 변하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라며 “보문단지의 발전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경주의 원형질인 구시가지를 살리는데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문 복합문화시설은 <주>지티엘이 약 300억원을 들여 신평동 1만5천442㎡ 부지에 연면적 1만3천712㎡ 규모의 보문 복합문화시설을 신축한다. 복합문화시설은 문화집회시설과 의료시설, 주차장 등 3개 동으로 이뤄지며, 내달 착공에 들어가 올 연말 준공 예정이다.
문화시설은 연면적 1만454㎡(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CGV 영화관 7개관(1천14석)과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의료시설은 연면적 3천259㎡(지하 1층~지상4층)에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이 시설이 경주의 역사문화관광과 연계해 체류형 의료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강경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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