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특위,‘유공 뻥튀기 보고’막대한 손실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2일 MB정부 자원외교 실패의 대표적 사례인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 Trust Energy)' 인수 실패 여부를 두고 시작부터 날선 공방을 벌였다.
자원외교 국조특위는 이날 한국석유공사로부터 기관보고를 받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야당은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인수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이를 정부도 알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반면 여당은 석유공사의 입장을 두둔하며 이를 이명박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야당의 시도를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석유공사의 보고를 보면 회수 계획이 부풀려져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하베스트 정유부문 계열사 날(NARL) 인수로 심각한 손해를 봤는데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정희 의원도 "석유공사 강영원 전 사장은 당시 하베스트사로부터 NARL 인수를 제안받고 자산평가를 부탁했었다"며 "자산평가 결과 '효율성이 낮다'는 의견을 받았음에도 이튿 날 바로 인수했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은 "석유개발 계약시 관례상 각종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하는데 MB정부에 들어와 이 단가가 굉장히 올랐다"며 "관례라고 주장하는 근거와 다른 나라는 어느 정도의 보너스가 지급되는지 자료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이같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를 차단하며 자원개발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이해 없이 여러 사실을 생략하고 특정 정부의 과실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했고 같은 당 김태흠 의원은 "국정조사를 통해 과도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로 인한 손실금액은 1조3300억원에 달한다.
강 전 사장은 2009년 10월 하베스트의 유전개발 계열사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하베스트측이 정유부문 NARL까지 포함해 인수할 것을 요구하자 충분한 검토도 없이 4일만에 이를 수용토록 지시했다.
당시 하베스트의 NARL은 정제마진 감소로 대규모 투자 없이는 수익성 개선이 곤란하고 경영상황도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던 상황이라 당초 석유공사의 인수대상에서 제외된 터였다. 강 전 사장이 인수합병(M&A) 실적 달성이 어려워지자 부실자산임을 알면서도 NARL 인수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특히 석유공사의 당시 자문사는 NARL의 자산가치를 시장가격(주당 7.3달러)보다 높은 주당 9.61달러로 평가했다. 그런데도 강 전 사장은 주당 10달러씩에 매수토록 지시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앞서 특위는 지난 3일 기관보고시 현직 임원에 대해서만 증인을 채택하기로 하는 한편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자원 3사에 대해서는 각 기관별로 하루씩 별도의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13일에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대한석탄공사, 23일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 24일 국무조정실, 감사원, 기획재정부, 외교부, 25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기관보고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