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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오늘의 時..
사회

오늘의 時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2/22 15:39 수정 2015.02.22 15:39
봄길에는

                                                                  배동현
새순 냄새 듬뿍 밴 하늬바람이
방천 둑 아래 봇도랑 여울 거슬러 오면
논두렁엔, 누나 가슴만 한 푸짐한
자운영꽃이 흐드러지게 붉게 피어
잎사귀들을 해작이고

겨우내 눈보라 일으키던 매운 혹한이
봄빛의 끈질긴 구애에 지쳐
못 이기는 척
돌아 나간 산자락에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맺혀 있는
회한의 불 지핀 심사에는
한 여인의 애절한 달그림자

불꽃같이 일어나는 연정 탓에
밤새 잠 못 이루고
떄늦은 늦잠에서 눈 뜨면
멎 들녘에서 아득하게 들려오는
뜸부기 울음소리
봄이 오는 길에 자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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