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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파사현정(破邪顯正)과 평등(平等)..
사회

파사현정(破邪顯正)과 평등(平等)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2/23 20:18 수정 2015.02.23 20:18
기자수첩
  파사현정(破邪顯正)은 그릇된 견해(邪見)나 도리(邪道)를 깨뜨리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로 불교에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邪惡)한 도리(道理)를 깨뜨리고 바른 도리(道理)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道理)를 행(行)함을 비유(比喩ㆍ譬喩)해 이르는 말이다.
  불교의 특징은 평등과 무차별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남들의 존재는 나의 존재와 같으며, 나의 존재는 남들의 존재와 같다고 생각하여 남을 죽여서도 안 되고 죽음에 이르게 해서도 안 된다”고 평등과 무차별을 강조하였다.
  한편 2015년 청양의 해 설날 명절은 예년 설날에 비해 유난히 긴 연휴였다. 이를 계기로 그 동안 찾아뵙지 못한 친인척과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드리기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설을 앞두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 17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수 없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현실을 알리고자 장애인 시외이동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 ‘우리우리 설날은 버스 못타요!’를 진행했다.
  설날이란 가족, 이웃들과 덕담을 나누고 먹을거리도 전하는 넉넉함 덕분에 주변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다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연휴가 아무리 길어졌어도 타고 갈 차가없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외로운 시간만 늘어난 장애인들은 장애의 아픔으로 이들의 설날은 큰 소외감과 상처로 얼룩졌다.
  이들의 요구는 해를 넘겨 두 번째 설날에도 계속됐지만, 여전히 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수 없었다. 지난 2005년 수립된 '제2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6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1.5%가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버스로 교체되어야 한다.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는 사회환경. 그 척도는 무엇보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보행이나 이동이 가능하게 되어 있느냐 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설이나 설비가 당연히 우리사회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으로서의 이동권과 이동권과 연결된 문화생활을 할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직업을 얻을 권리 등이 보장되는 사회가 곧 복지사회이기 때문이다.
  한편 상주시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1·2급 장애인, 임산부, 사고나 질병 발생자 등 교통약자를 위해 스마일콜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스마일콜택시는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도록 특수제작된 차량 3대로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이 많은 교통약자들에게 사회참여 기회의 폭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복지증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명절 때마다 복지시설에 각 기관, 단체 등을 중심으로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위문방문이 이어지고 있어 진정성 있는 마음은 결여된 채 체면지레용으로 시설을 방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최근 경제의 양극화로 인해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상주시가 앞장서서 이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향후 시정활동에 반영함은 물론 사회복지 시책에도 적극 반영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글을 읽는 동안 최소한 차별하지 않겠다는 다짐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우리들이 사회적 약자에게 한 차별에 대한 회상과 뉘우침은 있었길 바라며 이렇게 조금씩 바꿔나가는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머지않아 편견과 차별이 없는 평등(平等)한 사회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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