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번개탄 3개가 피워져
경찰이 신속한 출동과 발 빠른 수색으로 자살을 기도했던 30대 남성의 생명을 구했다.
27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50분께 순찰 근무 중이던 고성지구대 변재호 경위와 정재식 경위에게 중부경찰서 삼덕지구대에서 공조수색 협조요청이 들어왔다.
20대 여성에게서 "같은 동호회 회원인 A(34)씨가 '집안 사정이 안 좋아 술을 마시고 목숨을 끊겠다. 번개탄을 사놓았다'는 전화가 걸려온 뒤 그 후로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것이다.
당시 신고자는 A씨가 최근 북구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정확한 주소는 모르던 상태였다.
이에 변 경위와 정 경위는 A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주소를 파악해 곧바로 A씨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현관문은 굳게 잠겨있고 안에서 인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이들은 최초 신고가 접수된 중부서 삼덕지구대에 연락해 A씨의 집이 맞다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한 뒤 119구조대에 협조를 요청, 베란다 창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갔다.
이어 거실 소파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당시 화장실에 번개탄 3개가 피워져 있던 상태였다.
이들은 곧바로 창문을 열어 환기시킨 뒤 번개탄을 끄고 119구조대를 통해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기도록 조치했다. A씨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근무지로 돌아갔다. 한편 올해 대구지방경찰청은 자살기도자 9명을 구조하고 미귀가자 13명을 찾아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이종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