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서 거울보며 회상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의 퍼펙트게임 달성을 가로막은 토드 프레이저(28·신시내티)가 "고등학교 코치님과 아버지 말씀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잡았다"고 고백했다.
프레이저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선발 투수였던 류현진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터뜨렸다.
7회까지 상대한 21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 퍼펙트 달성을 노렸던 류현진과 이를 응원하던 홈 관중의 기대는 프레이저의 2루타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
전날 조쉬 베켓에 이은 메이저리그 첫 2경기 연속 노히트 노런 달성의 꿈도 함께 사라졌다.
프레이저는 28일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8회는)앞선 타석과도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며 "(타석에 들어서기 전)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아버지와 고등학교 때 코치가 해주셨던 '한 번 더 도전하라'는 말씀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긴장했다"고 말했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4만5505명의 관중이 들어차 류현진의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었다.
프레이저는 "원정구장에 있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이런 점이 나를 조금 더 긴장하게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8회가 나의 마지막 타석이 될 것 같았다"며 "무엇이라도 하고 싶어서 평소처럼 공을 세게 때렸고 행운이 찾아왔다"고 퍼펙트를 깨뜨린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신시내티는 프레이저의 안타로 퍼펙트게임의 제물이 되는 것은 피했다. 하지만 승패를 뒤집지는 못하고 3-4로 패배했다. 류현진은 시즌 5승째(2패)를 따냈다.
2011년 신시내티를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프레이저는 올해까지 4시즌 동안 53홈런 182타점 타율 0.251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에는 48경기에 출전해 9홈런 27타점 타율 0.264로 순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