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내각 3분의 1이 국회의원" 비판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18일 박근혜 정부 내각에 현직 국회의원이 다수 포함된 데 대해 "비아냥대는 사람은 새누리당을 '청정당'이라고 한다"며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현역 의원들을 임명해 내각의 3분의 1을 채워놓으면 이것은 청와대가 정부 안에 당을 만들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 정부 안에 당이 하나 더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정부를 보면 내각에서 3분의 1이 당 국회의원으로 돼있다. 부총리 2명, 총리 1명이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다. 장관도 4명인가 3명인가가 (국회의원이다). 내각의 3분의 1을 당의 국회의원으로 채우고 있다"며 "이러면 다른 나라 내각제와 거의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최근 새누리당 주호영·김재원·윤상현 의원이 정무특보로 임명된 데 대해서도 "임명하는 것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지만, 법적 가부는 국회에서 심판하면 되지만, 일반적인 정치 상식으로 봐서는 청와대는 당과 긴밀한 협의를 할 때 당 지도부를 상대(해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에 급한 일이 많다. 당장 보궐선거도 해야 하고 총선도 해야 한다. 지역 민심을 돌아보면 녹록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의사 결정권,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지, 이런 식으로 정부를 운영하고 당을 끌고 가면 되겠냐"며 "이 점에 대해 청와대의 깊은 생각이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정청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의사결정 순위에 있어서 당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당은 아무래도 민심과 가까이 있고 국회의원들이 주민들을 대표해 선거로 당선된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부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민심을 더 깊숙이 가까이 전파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당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은 이 정도로 이야기하지만, 의원들이 다 속으로 생각 있는데 말을 안 하는 거다. 마지막으로 마음 먹고 이야기하려 했는데 당 대표께서 좀 오늘 하지 말라고 해서…"라며 "다른 사람 말은 잘 안 듣지만 대표 말을 듣고 말을 좀 줄이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도입 문제에 관해 "사드 문제와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두 문제는 우리 한반도에서 중요한 문제다. 이에 대해 우리 당이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드 의총' 개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빠른 시일 안에 정책의총을 열어 우리 의원들의 찬반을 떠나 이 전문적 지식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찬반 결정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문제에 대해 자기 입장을 갖고 있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AIIB 문제도 중국이 왜 그것과 사드를 결부시키는지, 중국 입장에서 왜 한국이 AIIB에 가입하길 원하는지 정도는 의원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해줘야 한다"며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집권당으로서 거기에 합당한 결정이 있어야 한다. 그 점에 대해 지도부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정부 들어 이른바 국회의원들이 잇달아 국무위원으로 발탁돼 전체 18명 각료 가운데 3분의1인 6명이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