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5주기 맞아 치열한 정쟁 공세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이인제 최고위원이 천안함 희생 장병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 5주기를 맞아 여야가 26일 안보 논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안보정당' 깃발을 내건 새정치민주연합에 "천안함 폭침을 정쟁의 소재로 삼고 있다"며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천안함 폭침은 새누리당 정권 안보무능의 산물"이라며 공세를 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소집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천안함 폭침 규탄 결의안'을 의결할 때 반대한 야당 의원 30명이 현재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을 문제삼고 나섰다.
김 대표는 "당시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괴담과 주장을 퍼뜨리며 유족 가슴에 피멍들게 하고 순국을 폄하한 세력들이 있다"며 "당시 민주당 의원 70명 중 69명이 천안함 규탄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반대한 의원 중 30명이 19대 국회에서 활동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안보는 국가 생존이다. 국가 생사가 달린만큼 이념 논리보다 상위 개념이고 최우선으로 다뤄야 할 문제"라며 "그런 만큼 무책임한 언행을 일삼은 못된 세력들 역시 46명 용사와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천안함 폭침을 북한 소행'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5년이나 걸린 것은 오래 걸린 것이다. 많이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라며 "그러나 북한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고 안보무능의 산물이라고 말한 점은 심히 유감이다. 당시 대북규탄 결의안에 반대한 것에 대해 순국장병과 국민 앞에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새정치연합에 "안보정당을 표방하면서 5년 만에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인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왕 안보정당으로 내세운만큼 초당적으로 임해주고 다른 중요한 국가 안보이슈의 뜻을 같이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외교·안보 정책을 질타하며 "튼튼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겠다"며 안보정당의 기치를 공고히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외교·안보 정책 분야에서 갈팡질팡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국민을 오히려 불안하게 하고 있다. 천안함 46명 희생자들에게도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새누리당은 사드 문제를 제기해서 물의를 빚고, 북한 핵보유국 인정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런 정부에 국가 안보를 맡겨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당은 영토주권을 지키기 위해 신속한 국가위기 관리태세를 구축, 어떠한 형태의 위협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튼튼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겠다. 국가안보에 한치의 오차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처럼 우리 당은 '유능한 안보정당의 길'을 묵묵히 실천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뢰받는 군대와 작지만 강한 군대, 인권을 보장받는 군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안보를 바탕으로 평화 통일을 준비하겠다"고 명확히했다.
여야는 서로 국가안보 강화와 국민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천안함 폭침 5주기를 맞아 우리 젊은 장병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국민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정부와 군당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튼튼한 안보태세를 갖춰달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은 고귀한 목숨을 바친 46명 장병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남북 평화와 신뢰를 깨뜨리는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위협과 도발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 지도부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순직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