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정준양 전 회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6일 산업은행을 찾아가 채권 만기 연장을 요청하면서 불발시 '자율협약'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달 30일 만기가 도래한 외환은행 대출금 443억원을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몰린 상태. 연체 대출금은 자기자본의 20.59%에 달한다.
포스코플랜텍은 제철설비업체로 그룹 물량을 바탕으로 꾸준한 수익을 냈지만 지난 2013년 석유화학·해양플랜트업체인 성진지오텍을 흡수 합병한 후 2013년 995억원, 2014년 27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모기업인 포스코그룹은 합병 이후 3600억원을 수혈했지만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자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중단했다. 옛 성진지오텍 인력과 사업은 퇴출되거나 감축을 앞두고 있는 상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포스코플랜텍의 제철설비사업 등이 건재한데도 워크아웃 등을 추진하는 것은 정준양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 외에도 정준양 전 회장이 인수한 부실 또는 비주력 계열사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매각이 부진한 계열사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청산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엠텍 자회사인 포스하이알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발광다이오드(LED) 핵심 소재인 고순도 알루미나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 14억원에 당기순손실 118억원을 기록했다.
1년여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포스코엠텍 도시광산사업부는 청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인디지트(2010년)와 리코금속(2011년)을 인수합병해 출범한 도시광산사업부는 출범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