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또다시 금리를 내리는 등 지난 6개월간 세 차례나 시중에 돈을 풀었다.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회복세가 갈수록 미약해지고 있는 한국도 기로에 서게 됐다. 당장 1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5월 기준 금리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11일 외신과 해외IB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은 경기둔화 압박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4년만에 최저치인 7.4%를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성장률이 7%에 그쳤다.
게다가 소비자물가상승률도 8개월 연속 1%대에 머물고, 2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6.8%로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11월, 올 2월에 이어 3번째로 금리 인하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최대 관심은 중국처럼 저성장과 저물가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도 금리인하 등 추가부양책을 펼칠 필요가 있느냐는 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낮춘 뒤 경제회복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으로 경기회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으니 추경 등 재정정책으로 마무리를 하라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는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차 아제바이잔을 방문한 최 부총리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2분기는 경제성장율이 1%대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5.7% 더 늘린 만큼 국가부채 등을 감안할때 더 이상의 확대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경기흐름을 지켜본 뒤 상반기말쯤 추가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혀 추경보다 금리인하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해외IB들도 우리나라의 수출부진 이유를 원화강세에서 찾으며 추경보다는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해 한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호주 ANZ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40%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ANZ는 수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호주, 태국 등 주변국들도 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며 한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HSBC와 BoA-ML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HSBC는 한국이 2분기 수출감소폭이 확대될 경우 3분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BoA-ML도 수출부진 및 1분기 성장둔화 등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국내 경제 전문가는 "4월 수출이 부진하고 경기회복이 더디지만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정책효과와 2분기 경기개선 여부를 좀 더 지켜본 후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금통위가 5월에는 일단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