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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조제’ 가슴 아리고 설렌다 일본 소설 원작…성장..
문화

한지민 ‘조제’ 가슴 아리고 설렌다 일본 소설 원작…성장통 겪게 한 작품

뉴시스 기자 입력 2020/12/06 18:17 수정 2020.12.06 18:18

 

"'조제'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가슴이 많이 아렸어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영화 '조제'의 얼굴로 배우 한지민이 돌아왔다. 지난 1985년 발간된 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이 원작이며, 2003년에 제작된 이누도 잇신 감독의 동명의 영화가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한지민은 지난 4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부담감보다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시작했다"며 "원작의 색감을 가져오면서 김종관 감독님만의 화법으로 그려낼 조제에 기대가 됐다"고 말했다."연인의 사랑과 이별을 담고 있지만 그것이 관계의 끝이 아닌 또 하나의 변화,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끌려서 선택하게 됐어요. 조제의 세계와 언어, 감정을 눈빛과 절제된 표현으로 전해야 했기에 어려웠지만, 그 과정은 배우로서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었죠."

"조제, 모험이자 새로운 도전…배우로서 특별한 기회"
'조제'는 대학 졸업을 앞둔 '영석'이 우연히 자신을 '조제'로 불러 달라는 한 사람을 만나며 함께한 순간을 그린 영화다. 


평범한 일상과 거리가 있는, 책으로 세상을 접하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온 조제가 영석과의 만남을 통해 남들과 같은 삶과 사랑을 고민하며 변화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지민은 "한국적 색채를 담아 변화를 주려 했고, 리메이크이지만 우리만의 것을 담고 싶다고 감독님이 말했다"며 "저 역시 조제를 저만의 것으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눈빛으로 말하는 조제 캐릭터는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조제의 세계가 독특하고 물음표가 생기는 지점이 있었는데 감정 지문이 많지 않다 보니 배우로서 채워가야 할 부분이 많았죠. 모험이자 도전이었고,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하지만 그 과정이 배우에게 특별한 기회였죠. 이번 작품은 늘 덜어내는 작업이었어요. 잘 표현하고 있는지 불안감도 있었지만, 빛과 음악으로 풍부하게 채워준 것 같아요." 조제가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울타리 같은 세상에, 영석은 천천히 들어온다. 한지민은 "마당에서 거실로, 요리하는 부엌, 조제가 좋아하는 위스키 창고와 결국 방까지 들어온다"고 말했다.
"많은 책으로 쌓인 조제의 방은 울타리라고 생각했어요. 그 공간에 영석을 들였을 때 조제의 마음이 굉장히 커지지 않았을까 싶었죠. 처음 느끼는 낯선 감정에 밀어내려 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영석의 손이 얼굴에 닿았을 때의 묘한 떨림과 낯섦, 설렘 등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내려 노력했죠." 이누도 잇신 감독의 동명 영화는 20대 후반에 처음 봤다고 떠올렸다. 한지민은 "꾸미지 않은 조제만의 사랑스러움과 매력이 있었다. 온전히 영화에 몰입해 두 사람의 사랑에 공감하고 슬퍼했던 기억이 있다"며 "원작이 주는 여운이 강했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한 번쯤 생각 나는 멜로 영화로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한지민은 몸이 불편한 연기를 위해 다큐멘터리 등 영상을 찾아보고 움직임을 연습했다. 


"그분들의 삶을 찾아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작업이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익숙해 보이는 자세를 찾고자 했고, 그 뒤에는 집에 휠체어를 두고 계속 연습했어요.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힘이 들어가서 하반신에 힘을 빼는 게 가장 어려웠죠." 부스스한 머리에 낮게 깔린 목소리, 낡은 옷차림은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조제를 드러낸다. 


그는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건 닫힌 울타리 같은 것"이라며 "거친 피부 결이나 잡티는 만들었는데, 영석을 만나면서 조금씩 덜어냈고 어둠에서 밝음으로 감정이 변화된 느낌을 미세하게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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