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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지구 독자 개발 의사 재확인…관광 재개 먹구름..
정치

北 금강산지구 독자 개발 의사 재확인…관광 재개 먹구름

뉴시스 기자 입력 2020/12/20 19:50 수정 2020.12.20 19:50
김정은 지난해 10월 우리측 시설 철거 지시
1998년 시작된 관광, 박왕자 사망 후 중단
중단 후 현대아산 피해액 1조8115억 추산

북한이 20일 금강산관광지구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북한이 우리측을 배제한 채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함으로써 우리측 자산 몰수·동결 문제 해결과 우리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될 전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0일 오전 보도에서 김덕훈 내각총리의 금강산관광지구 개발사업 현지 점검 소식을 전하며 "관광지구를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면서도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 식으로 건설함으로써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명산,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휴양지로 되게 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금강산 독자 개발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금강산지구 안에 있는 우리측 시설을 철거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0월23일 금강산을 직접 찾아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축도처럼 돼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돼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북한 매체들도 잇따라 금강산 독자 개발을 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1월15일 "우리의 금강산을 민족 앞에, 후대들 앞에 우리가 주인이 돼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며 "거기에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1998년 시작돼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 된 금강산 관광은 12년째 중단돼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18일 남측 관광객 826명이 관광선을 타고 북한 금강산 지역을 방문하면서 첫 발을 뗐다. 2003년 2월 육로 관광으로 확장하면서 누적 관광객 2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다.
북한은 2010년 4월 금강산 지구 안 우리측 자산을 몰수했으며 2011년 4월8일에는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2011년 4월29일 금강산관광지구를 국제관광특구로 지정하고 5월31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아산 등 우리측은 2조원 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현대아산(협력회사 포함) 1조8115억원, 강원도 고성군 5000억원(추정치), 한국관광공사 1380억원 등 약 2조4395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해 재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는 다시 동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같은 해 10월 금강산 내 우리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자 금강산 협력사업 전면 중단 우려가 제기됐다. 
우리측 시설을 자진 철거하라고 압박하던 북한은 지난 1월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겠다며 철거를 당분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후 개별관광을 추진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문을 닫아걸고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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