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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한은의 경고…집값 거품 붕괴 조짐..
경제

한은의 경고…집값 거품 붕괴 조짐

뉴시스 기자 입력 2021/12/26 15:19 수정 2021.12.26 15:20
“부동산 가격 폭락할 경우 성장률 -3% 추락할 수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높은 증가에 따른 ‘금융불균형’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하는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부문의 금융불균형이 사상 최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3%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부동산 부문의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00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FVI는 자산가격, 신용축적 등 금융불균형 정도와 금융기관 복원력에 대한 평가요소를 종합 지수화해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금융안정 상황을 판단하는 지수로 역사적 최고치를 100으로, 최저치를 0으로 설정해 지수의 범위는 0~100 사이다. 금융불균형 심화시 FVI는 상승하고, 완화시 하락하는 관계를 보인다. FVI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현재의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이다. 
가계대출이 크게 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기초경제 여건 등에 비해 고평가 돼 있어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대출규제 강화,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위험·수익추구 성향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채권의 금융취약성지수는 지난 2분기 62.3에서 3분기 60.7로 하락했고, 주식부문지수 역시 54에서 50.7로 낮아졌다. 이에 따른 전체 금융취약성지수는 올 3분기 56.4로 2분기(59.2)에 비해서는 하락했으나 장기 평군(2010년 이후·31.3)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거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글로벌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의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23.9% 올랐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 조사 대상 주요 56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한은은 이 같은 높은 ‘금융불균형’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높은 금융취약성의 주요 요인”이라며 “자산시장에서의 높은 위험·수익추구 성향 등을 고려할 때 금융취약성지수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도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표상 가계·기업 부채의 합) 비율은 219.9%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9.4%포인트 상승했다. 1975년 통계편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가계가 106.5%로 1년 전보다 5.8%포인트 상승했고, 기업이 113.4%로 1년 전보다 3.6%포인트 올랐다. 국내 경제 규모의 두 배를 넘어서는 등 가계·기업·정부가 한 해 번 돈 모두 끌어모아도 다 갚을 수 없을 만큼 빚이 불어났다는 얘기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 폭락 등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불균형이 급격히 조정될 경우 가계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위축퇴고 수출 감소 등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국내외 금융불균형 상황에서 실물경제 하방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취약성지수를 활용해 GaR(최대성장감소율) 분석을 실시한 결과 10%의 확률로 발생하는 극단적 대내외 경제충격을 받을 경우 1년 후 경제성장률이 연간 -1.4%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63.7)과 중국(87.3) 등 주요국 금융취약성지수를 고려하면 성장률은 -3%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집값의 급격한 조정은 경제 침체를 부를 수 있는 만큼, 과도한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부동산 가격과 부채 규모가 소득 대비 과도한 상환인데, 부동산 가격 거품이 꺼져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고 부채가 큰 상황에서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급격한 금융불균형 조정이 이뤄질 경우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지금과 같은 금융불균형이 지속될 경우에도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인식이 높기 때문에 급격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잠재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과도한 부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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