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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 합류 열흘…달라진 I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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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 합류 열흘…달라진 IBK

뉴시스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1/12/27 17:10 수정 2021.12.27 17:10
끈끈해진 기업은행에 상대 경계

‘버럭 호철’로 불리던 김호철 감독과 내홍에 빠진 IBK기업은행이 만났다.
‘버럭 호철’은 부드러워졌고, IBK기업은행은 더 끈끈해졌다.
김 감독은 2021~2022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8일 IBK기업은행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당시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던 김 감독은 한국에 돌아와 자가격리를 마친 뒤 16일에야 팀에 합류했다. 새롭게 손발을 맞춘 지 이제 열흘 남짓, 감독과 선수들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눈에 띄는 건 사라진 ‘버럭 호철’이다. 그간 남자부만 지휘해왔던 김 감독은 별명에서도 드러나듯 엄한 지도자였다.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여자부를 맡게 된 김 감독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선수들도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선수들에게 맞춰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변화를 선언했다.


IBK기업은행 감독으로 3경기를 이끈 김 감독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선수들과 마니또 게임(제비 뽑기 등으로 지정된 사람의 수호천사를 맡는 게임)을 하며 보냈을 정도다. 
“마니또 게임을 하느라 혼났다. 마니또 찾기를 하면서 유쾌하고 재미있게 보냈다”는 김 감독은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의 가족들도 김 감독의 변화에 놀란 듯 하다. 김 감독의 IBK기업은행행을 격려했다는 배구선수 출신인 딸 김미나씨도 “너무 성질을 죽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연락해올 정도란다.
김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지내고 있는 딸이 ‘아빠의 기질이 한 번씩 필요하지 않겠냐’고 하더라”며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 조심하고 있다. 일단 선수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훈련 때나 지시할 때 내 목소리도 낮춰야 한다. 톤이 약간만 올라가도 선수들이 긴장하는 것 같다”며 ‘톤 조절'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노력을 통해 힘든 시간을 보내온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김 감독은 “처음 왔을 때 선수들이 긴장한 것 같았는데 이제 약간은 편안해진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많이 밝아진 것 같다”며 팀의 변화를 짚었다.


실제로 달라진 분위기는 코트에서도 뿜어져 나온다.
개막 7연패로 출발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IBK기업은행은 최근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 


김 감독 부임 후 3연패 중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1, 2라운드 때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다.
지난 23일 8연승 중이던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패했지만 풀세트까지 가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6일 현대건설전에서는 0-3으로 졌지만 매세트 접전을 벌이면서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여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은 김호철 감독 부임 후 IBK기업은행에 대해 “선수들의 마음 가짐이나 코트 안에서의 자세가 달라진 것 같다. 그게 가장 무섭다”고 경계를 드러냈다.


직접 맞붙어본 IBK기업은행은 표류하던 때와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강 감독은 “토스가 달라졌다. 플레이 자체도 빠르고, 리시브 라인도 좋아진 것 같다”면서 “김 감독님 스타일 대로 공격을 하면서 수비의 적극성도 좋아졌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IBK기업은행은 개막 전만 하더라도 ‘다크호스’로 꼽히던 팀이다. 그만큼 전력면에서 다른 팀에 쉽게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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