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물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곡물 수입 차질 등의 영향으로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유가 100달러 육박…가스·곡물 공급망 우려도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5.84달러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4.3% 올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선물)와 서부텍사스원유(WTI·선물) 가격은 각각 97.93달러, 91.59달러로 26.0%, 21.8% 뛰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1월 휘발유(12.8%), 경유(16.5%), 자동차용 LPG(34.5%), 등유(25.7%) 등 석유류 가격은 16.4%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률(3.6%)에서 석유류의 기여도는 0.7%포인트(p)에 달한다.
이달 들어 급증한 국제유가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물가 상승률이 4% 안팎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수급 여건이 빠듯해지면 국제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곡물 가격 상승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밀 수입액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비중은 각각 2.3%, 6.2%, 옥수수의 경우 4.8%, 1.8%로 집계됐다.
◆단기 영향 제한적이라는 정부…5년 만에 물가장관회의 열기로
정부는 대(對)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역 규모, 원자재·곡물 비축 물량 등을 감안할 때 단기·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은 장기 계약 비중이 높고, 정부 비축유도 106일분(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밀과 옥수수도 각각 내년 2월, 7월분까지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