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측 “450명 살해했다”
시리아 반군은 8일 북부 도시 알레포에서 정부군 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역사적인 호텔을 지하 터널을 이용한 폭발로 파괴했다고 반군측이 발표했다.
알레포의 중세 성채 부근에 있는 이 칼턴 호텔은 우아한 조각품들로 유명했으나 산산히 파괴됐다.
이로써 정부군이 상당수 사망했으나 정확한 숫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반군측은 50명 이상의 정부군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호텔 공격의 보다 큰 의미는 반군측이 중부의 거점 도시인 홈스를 정부군에게 빼앗기고 철수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 반군들은 비록 홈스에서 물러나도 아직 정부군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음을 과시한 셈이다.
알레포 남쪽 153㎞ 지점인 홈스에서는 이날 수백 명의 반군들이 철수를 완료함에 따라 정부군이 이 도시의 구시가지에 진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이날 앞서 친정부적인 알-마나르 TV는 철수하는 반군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대부분 복면을 하고 배낭을 멘 채 녹색의 버스에 탔으며 버스의 창문은 신문지로 가려져 있었다.
이날 홈스를 찾은 AP 통신 기자는 대량파괴의 현장을 알려왔다.
이 도시의 중심인 ‘시계광장’에 서서 본 거리들은 사뭇 종말론적인 모습으로 나무들도 불에 타 있었다.중심가의 빌딩들은 완전히 파괴돼 큼직한 구멍들이 뚫리고 전면은 무너져 있으며 윗층들은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그것은 이 시리아 3대 도시가 지난 2년여에 겪은 참상을 말해준 셈이었다.
식당과 카페들은 불에 탄 채 쓰레기 유리 쓰러진 나무들과 전선주 등이 인적없는 도로에 널려 있었다.
독수리와 ‘시리아의 아사드’라는 글이 그려진 제복을 입은 경찰 1명이 부근 거리를 순찰하고 있었다.
자신의 생업도 잃었다는 홈스의 주민 압델 하르푸쉬(58)는 “우리는 여기서 일어난 일들은 표현할 수 없다”면서 이번의 반군과 정부군 협상으로 홈스가 유혈에서 벗어나 평화가 회복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군사적으로 정부군의 홈스 점령은 시리아 중부에서 주도권을 쥔 것이자 보다 북쪽의 반군 지역에 대한 공격 발판을 얻은 셈이다.
정치적으로는 이런 전장의 승리로 아사드는 6월 3일 대선에 출마하는 데 더욱 정당성을 획득한 셈이기도 하다. 서방과 반군측은 이번 대선을 사기라고 폄하하고 있다.
바로 그렇기에 반군들은 8일 알레포에서 대형 폭탄 공격을 함으로써 그들이 비록 중부와 서부에서 약세에 몰리고 있어도 다른 지역, 특히 북부에서는 아직도 강력한 힘을 갖고 있음을 과시한 셈이다.
영국에 소재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 폭발로 최소한 14명의 군인들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시리아의 가장 규모가 큰 반군단체인 이슬람전선은 5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어느쪽도 그 산출 근거는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