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들이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예대마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공시와 과도한 가산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총 4조6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9734억원보다 6665억원 증가했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극대화된 이자이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총 9조14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총 7조693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8.8%가 늘어난 셈이다.
KB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64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6%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2조4876억원으로 17.4% 늘었다. 하나금융은 2조203억원, 우리금융은 1조987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3%, 18.5%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도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NIM은 1.66%로 전 분기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1.51%로 0.06%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1.49%, 하나은행은 1.50%로 각각 0.07%포인트, 0.03%포인트 증가했다.
은행들은 실적 발표 이전부터 금리 상승기에 예금 금리는 소폭 인상한 반면 대출 금리가 대폭 상승해 과도한 예대금리차로 이익을 불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6%포인트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2년8개월 만에 가장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
은행권이 과도한 예대마진을 챙긴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은 25일 은행연합회가 개최한 시중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대출금리에 붙는 가산금리의 적정성에 대해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은행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었다"면서 "가산금리가 적정한지 살펴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요 금융공약으로 과도한 예대금리차 해소를 위해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제도' 도입을 공약한 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와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도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과도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필요하면 가산금리 적절성 검토와 담합요소 점검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도 인사청문회 당시 예대금리차 공시에 대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는 것은 정보 공개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