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여의도 저승사자’ 증권범죄합수단 부활..
정치

‘여의도 저승사자’ 증권범죄합수단 부활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05/18 17:51 수정 2022.05.18 17:51
한동훈 “즉시 출범” 어딜 겨눌까


법무부 수장에 오른 한동훈 장관의 '1호 지시'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증권범죄합수단)의 부활이었다.
증권범죄합수단은 공교롭게도 검사 시절 자신에게 '좌천 인생'을 선사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를 명분으로 폐지시킨 수사단이다. 한 장관은 합수단 재출범을 전하며 "다시, 룰이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을 줄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두고 한 장관이 '추미애 법무부'에 대한 비판과 차별화를 동시에 꾀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18일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의 체제를 개편해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새로이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오늘 즉시, 증권범죄합수단을 다시 출범시키겠다"던 한 장관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평가받았던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수단은 2020년 1월 폐지됐다. 추 전 장관의 법무부가 검찰 직접수사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단행한 직제 개편에서다.
한 장관은 전날 법무부 장관 취임 일성에서 '첫 발'이라는 표현과 함께 증권범죄합수단 부활을 알렸다. 그러면서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해야 한다"는 등의 설명을 달아 합수단 폐지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등 다양한 현안 중에서도 합수단 부활을 구체적으로 강조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검수완박을 추진한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를 염두에 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민 피해'를 떠올리게 하는 분야의 범죄 척결에 방점을 찍어 '정치적 인물'이라는 논란을 고려했다는 의견도 있다.
자신을 거듭 좌천시켰던 추 전 장관과 그의 뒤를 이은 박 전 장관의 판단이 틀렸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증권범죄합수단 재출범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폐지 후 사건적체, 주요사건 대응 미진 등 자본시장 불공정행위 대응역량 약화 문제가 제기돼왔다"며 "2021년 9월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이 출범했으나, 검사 직접수사가 아닌 사법통제 중심의 협업 모델(수사팀 수사→검사실 기소·공소유지)로 운영돼 효율성이 떨어지고 신속한 범죄 대응에 한계를 노출했다"고 전했다.
2013년 5월2일 주가조작 범죄 근절을 목표로 설치된 합수단은 검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국세청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대거 참여해 47명 규모로 운영됐다. 추 전 장관이 합수단을 폐지한 뒤 금융범죄에 대한 수사 공백 문제가 불거졌고, 추 전 장관 후임인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단'이 아닌 '협력단'이라는 이름으로 재설치했다. 하지만 협력단은 검사의 직접수사가 불가능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