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합병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각각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일모직은 만장일치, 삼성물산은 70%에 육박하는 찬성표를 이끌어내며 '뉴 삼성물산' 출범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합병에 따른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지만 증권가의 평가는 희망적이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합병이 통과되면서 뉴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비금융사(삼성전자 4.1%)와 금융사(삼성생명 19.3%)를 직접 보유한 '사실상 지주회사'가 됐다"며 "향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과 자체사업 강화 과정에서 지주회사로서의 수혜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 강선아 연구원은 "합병법인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에 따라 브랜드로열티 수취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의식주휴(衣食住休)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역할 등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합병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뉴 삼성물산은 합병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한 이익의 안정성 확보하고, 제일모직은 삼성물산 상사부문을 통한 성공적 해외시장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뉴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바이오 사업의 높은 이익과 성장을 향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 김장원 연구원은 "삼성물산을 품은 제일모직은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며 " 양사의 주력 사업이라 할 수 있는 건설은 그룹내 발주를 통해 수주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삼성물산의 상사 조직은 제일모직의 패션이 국내외 패션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증권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제일모직(8건)과 삼성물산(2건)에 대한 보고서는 총 10건이 나왔다.
이들 보고서는 양사의 투자의견을 모두 매수로 평가했다. 또 제일모직의 목표가는 최소 24만원에서 최대 30만원, 삼성물산 목표가는 8만원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