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세가격에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눈을 돌리면서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이 1년 전보다 40% 가량 올랐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KDI 부동산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주택매매거래량(34만743건)은 저금리, 전세가격 상승,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39.1% 상승했다. 전분기(18.3%)와 비교해도 크게 오른 수치다.
수도권(17만9902건)의 매매거래량 상승률이 64.3%를 기록해 전분기(22.5%)보다 크게 확대됐고, 지방5개 광역시의 거래량(7만6609건)도 부산(32.8%), 대구(33.5%)를 중심으로 26.8% 증가했다.
주택매매가격도 1년 전보다 3.3% 상승해 전분기(2.3%)의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2015년 6월 1.75%→1.50%)와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매매수요가 증가했고, 공급측면으로는 공급 물량이 감소(전년 동기 대비 -24.0%)해 매매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2.3%), 인천(3.1%), 경기(4.4%)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지방 5개 광역시 중에서는 대구 지역이 공급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0.4%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5년 평균 증가율(8.2%)을 크게 웃돌았다.
KDI는 하반기에도 저금리와 입주예정물량 감소로 주택매매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서울의 입주예정물량은 지난해 3분기보다 58.1% 감소해 향후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월세 거래량은 대구(7.9%)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감소했다.
서울의 전월세 거래량을 전세와 월세로 나눠 추이를 살펴보면 전세는 2015년 4월과 5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0.2%, 7.8% 감소했다. 반면 월세는 각각 16.3%,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지난 4월 이후 전세 거래의 부진이 지속된 반면 월세 거래는 양호한 흐름을 유지함에 따라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2분기 주택임대시장에서 전세가격은 상승하고 월세가격은 하락하는 대조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이러한 양상은 전세공급물량의 감소, 저금리 등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분기 전국 주택전세가격은 1년 전보다 4.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6.0%, 경기와 인천이 각각 5.7%, 4.9% 상승했다. 대구는 8.8% 올랐다.
전국 월세가격은 0.9% 하락했다. 특히 서울 강북과 경기지역이 각각 1.3%, 1.7% 내려 수도권 월세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KDI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공급자의 '전세→월세' 전환이 늘어남에 따라 월세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