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업체들의 2분기(4~6월)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치권과 시장을 중심으로 통신요금 인하 요구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자 보조금 제한으로 통신서비스업체들이 큰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5월 통화와 문자를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휴대전화 요금을 부과하는 '데이터 요금제'도 통신비 인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30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나란히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상반기 두 회사 모두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 가량 줄었다. 2분기 중 일회성 특별퇴직으로 지출한 1100억원의 인건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퇴직 비용을 뺀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5229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30% 가량 늘어났다.
SK텔레콤의 2분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는 3만660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3만6013원) 1.6% 증가했다. ARPU는 통신사의 수익성 지표다.
LG유플러스의 실적 개선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중 영업이익 19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4%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96%나 증가했다. ARPU도 전년 동기(3만5636원) 대비 1.5% 늘어난 3만6173원을 기록했다.
KT의 2분기 성적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3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2분기중 32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분기(3208억원)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통신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단통법 시행과 함께 휴대폰 기종별로 보조금을 공평하게 지급함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분기 SK텔레콤은 마케팅 비용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줄어든 7400억원, LG유플러스는 전년 동기 대비 13.5% 가량 줄어든 4757억원을 지출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통신사만 단통법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단통법 시행 이전에 비해 보조금이 줄어 프리미엄 휴대폰 구매 부담이 늘어났고,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 축소에 따른 휴대폰 판매 감소로 고전하기 때문이다. .
통신사들이 2분기 중 출시한 데이터 요금제도 요금인하 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신사가 전면에 내세운 요금제는 2만9900원(부가세 별도)짜리 최저요금제로 무제한 통화·문자를 제공하지만 데이터 기본 제공량인 300MB(동영상 10분 분량)는 한 달동안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또 통화량이 많은 이용자가 저가 요금제로 갈아타도 데이터 제공량을 초과 사용하면 1MB당 20.48원의 요금을 부담해야한다. 반면 통신사는 이용자의 데이터 초과 사용에 따라 ARPU가 증가할 수 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8월 임시국회 때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으며 통신 서비스 요금에 포함된 기본료 등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