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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급증에 돈맥경화… 건설업계 ‘속앓이’..
경제

미분양 급증에 돈맥경화… 건설업계 ‘속앓이’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11/09 16:41 수정 2022.11.09 16:42
원자잿값 고공행진 부담 ↑
체감경기 9년8개월만 최저

"지금과 같은 자금 경색이 길어지면 우량 사업장이나 우량 기업도 자금조달 위기에 빠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8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관련한 질문에 "한 사업장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이 성사되지 않아 금리가 15%에 달하는 브리지론 연장을 신청할까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자잿값 폭등으로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금리 인상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분양가 상승으로 분양시장이 더욱 위축될까 건설사들도 속앓이를 하며 하루하루가 살얼음과 같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분양시장이 위축에 따른 미분양 물량 증가와 철근·콘크리트 등 원자잿값이 폭등하고,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까지 맞물리면서 건설경기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건설사가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레고랜드발 PF 보증 우발채무 위험 확산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금리가 낮다 보니 증권사와 보험사, 저축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PF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금리가 꾸준히 인상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연말까지 약 34조원 규모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를 막지 못하면 건설사와 금융회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미분양 물량은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가구로 집계됐다.
또 철근·콘크리트 등 원자잿값이 고공행진하면서 분양가에서 건축비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비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47.39(잠정치)로 전년 동월(135.08) 대비 9.1%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 상승폭(전년 대비)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15개월 연속 10% 이상을 웃돌았다. 공사비 인상 폭도 가파른 데다, 장기화한 것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건설사들의 금융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원자잿값 인상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의 체감경기는 9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보다 5.7p(포인트) 하락한 55.4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월(54.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연말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부동산 시장인 전체적으로 더욱 얼어붙고 약세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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