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1500년 전 어느 어린 영혼 발자취 따라…..
문화

1500년 전 어느 어린 영혼 발자취 따라…

서경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11/21 17:02 수정 2022.11.21 17:03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22일~내년 3월 5일까지

말 탄 사람 모양 주자.
말 탄 사람 모양 주자.
금방울.
금방울.
국립경주박물관은 22일부터 2023년 3월 5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금령(金鈴), 어린 영혼의 길동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금관이 출토된 능묘 중 가장 작은 무덤, 허리춤에서 출토된 금령(금방울) 때문에 ‘금령총’이라는 이름을 얻은 신라 능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의 금령총 재발굴 성과 집약
금령총은 일제강점기 22일 만에 조사를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충실한 발굴보고서가 발간돼 이후 신라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처럼 중요한 유적을 새롭게 조망코자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에 걸쳐 발굴을 진행했다. 재발굴 결과, 금령총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지름 30여 m의 무덤임이 밝혀졌다. 
또한, 호석 밖에서 출토된 제기(祭器: 제사에 쓰는 그릇)와 공헌물, 이를 담은 큰 항아리 등을 분석해 당시 제사의 모습도 복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조사 성과를 총정리해 특별전에서 소개하고 그동안 감춰져 있던 유적의 가치를 새롭게 밝혔다.
▶새롭게 들여다보는 금령총 발굴 이야기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 ‘금령총,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 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 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 에필로그 ‘재발굴이 가져온 1500년 만의 만남’ 등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프롤로그에서는 금령총을 둘러싼 기존의 인식을 소개하고, 금령총의 이름을 얻게 해준 작은 금방울을 선보인다. 
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에서는 일제강점기 금령총 발굴품을 전시한다. 짧은 기간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열차 칸 1량을 가득 채울 만큼 많았던 당시 발굴품 중에서 엄선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금관이 출토된 다른 무덤의 껴묻거리(副葬品)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금령총 무덤 주인의 신분과 권위를 엿볼 수 있다.
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에서는 무덤 주인이 누워 있던 관과 껴묻거리용 상자에서 확인된 유물을 소개한다. 금관(보물)과 금허리띠, 금가슴걸이,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무덤 주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을 복식품, 말 탄 사람 모양 주자(국보), 배 모양 그릇 등 무덤 주인을 위해 만든 각종 상형토기와 장식토기, 무덤 주인의 저승길에 동행자가 됐을 순장자들의 장신구 등으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목곽(木槨) 내부처럼 연출한 전시 공간에서는 유물의 출토 맥락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재발굴 수습품인 흙 방울 소리로 만든 ‘토령가(土鈴歌: 김신 작곡)’와 함께 저승으로 향하는 무덤 주인의 여정을 영상에 담았다.
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에는 재발굴 성과와 이를 계기로 진행된 자연과학적 분석 및 복원처리 결과를 담았다. 호석 외곽에서 확인된 수십 점의 제사용 큰 항아리와 그 안에 담겨 있었던 각종 공헌물, 소형 그릇 등을 소개한다. 
특히, 발굴 수습품으로는 가장 큰 말 도용도 주목된다. 복원 처리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말다래와 금동신발,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사례로 추정되는 진주(珍珠), 금령총 일대의 고지형 분석 및 지하물리탐사 결과도 같이 공개해 다각도로 금령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1924년에 발굴된 굽다리 긴 목 항아리 몸통과 2019년과 2020년에 발굴된 굽다리 편이 결합된 사례를 통해 금령총 재발굴이 갖는 의의와 성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경규기자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