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이상 고령층이 이산가족 전체의 81.6% 차지
2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본사 이산가족민원실에서 김의순(97) 할머니와 아들 김진관 할아버지가 이산가족찾기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남과 북은 남북 고위급 접촉 공동보도문을 통해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산가족이 대부분 고령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상봉 방식을 대규모 형태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이산가족 가운데 7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81.6%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일 '이산가족 고령화 추이와 과제'란 보고서에서 "대면상봉의 경우 상봉의 정례화와 대규모 특별상봉 등으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50∼70대의 이산가족은 분기 혹은 격월 등의 일정한 간격으로 정기상봉을 실시하면서 점차 확대해나가며 80대 이상의 고령자에게는 통상적 상봉과는 별도로 단기간 내에 대규모 특별상봉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개별 이산가족의 가정 대소사(혼인, 사망 등)와 국가명절을 전후한 수시상봉과 함께 접촉 확대와 동질감 회복 차원에서는 면회소가 아닌 남북한 지역의 상호 방문과 체류기간 연장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에 거주 중인 이산가족에 대한 생사확인과 명단교환 작업이 선행돼야 하며 2003년 이후 중단된 당국 차원의 서신교환을 재개해야 한다"며 "특히 고령화로 거동이 불편한 이산가족이 상당수라는 점, 기상봉자에 대한 재상봉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화상상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면적인 생사 확인을 위해선 남북한 이산가족정보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이산가족의 생사 여부에 대한 상시 정보교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상시적으로 운영·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이산가족의 연령 분포의 특성상 고령층의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등록된 이산가족 전원이 50대 이상이며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의 81.6%를 차지하고 있다.
1988년 이후 올해 7월말까지 등록된 상봉 신청자는 총 12만9698명으로 이 중 48.9%인 6만3406명은 사망했고 51.1%인 6만6292명만 생존해있다.
2004년 이후 사망자 수는 매년 평균 약 3800명에 달한 반면 상봉자 수는 1420명에 그치고 있다. 연간 2380명에 달하는 이산가족들이 상봉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8년에서 지난해까지 7년간 이산가족 상봉률은 1.7%포인트 증가한 반면 사망률은 20.1%포인트 증가했다.
현재의 이산가족은 평균 기대여명(50~60대 24.9년, 70~80대 9.9년)을 감안할 때 25년 안에 거의 사망하고 70세 이상의 고령층은 10년 내에 대부분 사망할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예상했다.
기대여명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현재의 모든 생존자들이 향후 생애 1번이라도 상봉하기 위해서는 최소 상봉인원을 매년 60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7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는 향후 10년간 매년 5500명 이상 상봉해야 한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생존자 비율이 50%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지난해 상봉 규모인 813명씩 상봉할 경우 연평균 3000명의 이산가족이 상봉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사망할 것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