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홈런보다 안타 먼저"…반응 신중
북한이 10일 우리정부에 교류협력을 확대하자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서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 합의에 따라 북남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중요한 방도의 하나가 바로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통은 "북과 남은 인도주의분야뿐 아니라 경제, 사회문화를 비롯한 제반분야들에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평통은 "말로는 합의 이행을 떠들면서 신중성을 기한다며 뒷짐을 지고 협력과 교류의 실천적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이번 합의에 대한 신중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지금 온 겨레는 북과 남 사이에 대화와 협력, 교류의 물꼬가 하루빨리 터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남북 교류협력 확대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제안을 놓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다.
통일부 관계자는 "(야구를 할 때)안타도 많이 쳐야지 홈런 1방으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의 제의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면적인 교류협력 확대 전에 남북간 신뢰를 쌓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남북 당국자회담을 위한 접촉에 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것 없다"며 "상품이 다 만들어지면 출시를 해야 하는데 아직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다. 시장 상황을 봐야 하므로 아직 그것(당국자회담)까지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남북간 교류협력의 일환인 북한 나선지역 수해피해 지원 역시 단기간에 추진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수해피해 지원 요청이 있어야 비로소 지원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먼저 피해를 지원하겠다고 나설 경우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꼴이 돼 오히려 교류협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방송을 보면 복구작업이 잘되고 있다고 나온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의사다. (지원을)받고자 하는 사람의 수요와 욕구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없다"고 말했다.